매일신문

[엄원태의 시와 함께]고래와의 동행(박정남)

갠지스에 배 타 들었을 때, 슬며시 어둠 속에서 나타나 동행했던 등 푸른 민물고래, 강물을 두 쪽으로 연신 나누며 치솟아 올라갔던 고래는 히말라야 깊은 계곡, 굵은 나무속의 콸콸 흐르는 물관 속으로까지 치솟아 올라가 거기 등 푸른 나뭇가지라도 하나 얻어,

그도 소문 듣고 죽으러 올라오는 길이었는데, 죽음의 길이 바라나시 가트 장엄한 의식에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의 거대한 몸 또한 장엄한 의식 그 자체여서, 몸 닿는 데까지 헐떡이며 올라가 보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습니다. '죽음의 길'이 어디 "바라나시 가트"에만 있겠습니까. 등 푸른 민물고래의 거대한 몸 자체가 장엄한 의식이듯, 보잘것없는 이 몸도 이틀이 멀다 하고 갠지스에 버금가는 투석기계에 몸을 담그며 제법 "장엄한 의식"을 치르며 '모천회귀'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갠지스 같은 거대한 어머니인 강도 그 근원을 찾아 올라가면, 결국 "등 푸른 나뭇가지"로 이어지는 히말라야 계곡 굵은 나무 속 콸콸 흐르는 물관에 닿아있군요. 이렇듯 삶이란 곧 근원으로의 회귀에 다름없습니다.

이 비쩍 마른 몸이나마, "몸 또한 장엄한 의식 그 자체"라 하시니, 두 손아귀에 힘이 다하는 그날까지 생을 부여잡으며, 저 또한 그렇게 "몸 닿는 데까지 헐떡이며 올라가 보는 것"입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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