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연구개발(R&D) 기능을 수도권에 집중시키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구미 등 지방에 있는 연구 인력 수백 명이 수도권으로 이동한 것은 물론 2007년 3월 건립하려다 착공 5개월 만에 공사가 중단된 삼성전자의 모바일 구미기술센터가 다른 용도로 활용되는 방안이 검토되는 등 지역 R&D 기반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심각한 것은 R&D 인력이 빠져나감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구미사업장이 단순 생산 기지로 전락하는 것은 물론 향후 생산 시설의 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다 기업이 새로 투자 계획을 세울 때 지역이 투자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가능성이 현실화됐을 때 지역의 고용 사정 악화를 초래하는 등 지역경제 전반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그래서 어떻게든 R&D 기능의 수도권 유출을 막아야 하는 것이 지상의 과제가 되고 있지만 현재 구미나 경상북도는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과 LG가 지방의 R&D기능을 빼가는 가장 큰 원인은 연구 인력들이 자녀 교육, 문화 예술 시설 등 정주 여건이 열악한 지방에 근무하는 것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기업으로서는 우수한 연구 인력을 잡아두려면 지방 근무를 시킬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이러한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연구 인력이 지방 근무에 불편을 느끼지 않는 여건을 만들어 놓지도 않고 R&D 인력 빼가기를 비난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이러한 지적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됐었다. 연구 인력이 만족할 수 있는 정주 여건 조성에 지역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해 봐야 한다. '기업 하기 좋은 도시'는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 이제 생산 시설마저 수도권에 뺏기지 않으려면 지역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답이 나와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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