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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선 내가 사령관이죠"…한국기원 보급사업

군부대에서 바둑을 두는 군장병들이 많아지고 있다.
군부대에서 바둑을 두는 군장병들이 많아지고 있다.

바둑이 군부대 동아리 활동으로 인기다.

재단법인 한국기원은 지난해 3월부터 보병 65사단을 필두로 일선 군부대 국군 장병에게 군(軍) 바둑보급 사업을 시작했다. 2010년 2월 현재 바둑강좌가 개설된 군부대는 해군작전사령부, 해병1사단, 공군작전사령부, 제6보병사단 등 육해군을 통틀어 10개 부대에 이르며 3월부터는 공군 제15비행대대와 해병 3연대 31대대 등도 참가를 결정했다. 국군 장병들을 위한 '바둑교실'이 운영 1년 만에 12개 부대에 연인원 2천명이 넘는 장병들로 확산된 것이다.

바둑 동아리 활동의 확산은 국방일보와 여러 일간지에 소개된 이후 입소문이 나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바둑 동아리 활동이 장병들에게 인내심과 집중력을 길러주고 전술적인 마인드를 키울 수 있는 데다 재미까지 더해져 바둑이 동아리 활동으로 채택된 군부대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동아리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는 후문이다.

첫 바둑교실을 개설한 육군 제65사단 포병연대 작전과장 정현성 소령은 "부대 동아리 활동의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바둑교실의 호응이 좋아 2천여명의 사단 장병 중 200명 이상이 신청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정 소령은 "바둑교실을 운영하기 전에는 100명 정도 정원을 예상했지만 그동안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었던 바둑을 신청한 장병들의 호응이 뜨거워 놀랐다"면서 "장소 문제로 150여명만이 참가할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재 군부대 내에는 바둑을 둘 줄 아는 사병이 거의 없어 6, 7년 전부터 군(軍) 내 바둑대회조차 없어진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낄 정도라고 전했다.

사단본부대 한성희 병장은 "어렸을 때부터 바둑을 배워 3급 정도 두지만 최근 바둑을 두는 장병들이 없어 내무반에서 바둑 둘 기회가 없었다"면서 바둑교실 활동을 환영했다. 한 병장은 "그동안 바둑을 제대로 두는 장병들이 없어 스타크래프트 등의 게임이나 노래방 기계에서 자투리 시간을 허비했던 장병들이 바둑에 재미를 붙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둑수업에 필요한 강사와 기자재를 제공한 (재)한국기원은 바둑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계속해서 군부대에 여자 기사들을 파견할 예정이며 부대 동아리 활동시간인 토요일을 이용해 바둑강의와 지도기 등을 활용한 바둑 보급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군부대 인기 동아리 활동으로 정착되고 있는 병영바둑교실은 군 내부적으로 바둑에 대한 인식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미래의 동호인인 청년 장병들을 바둑팬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 저변 확대 측면에서도 고무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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