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질금리 '제로'시대…주식형펀드로 갈아타는 것도 좋아

3월은 투자자들에게 고민의 계절이다. 예금금리는 속절없이 떨어지고, 증시는 게걸음만 거듭하고 있다.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은 도무지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특히 최근 잇따른 예금금리 인하는 예금은 밀려들지만 돈 빌려줄 곳이 없어 마땅한 운용방법을 찾지 못한 은행들의 고육책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된다는 의미다. 저금리 시대를 돌파하려면 어떤 투자 전략이 필요할까.

◆주식형펀드와 주가연계상품에 주목

실질금리가 제로(0)인 상황에서 확정금리형 자산에만 매달려 있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전문가들은 예금보다는 국내 주식형펀드나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은 주가연계상품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가연계예금(ELD), 주가연계펀드(ELF) 등은 변덕스러운 장세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수적인 성향이라면 원금보장이 되는 ELD를, 공격적인 성향이라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ELF나 ELS에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조정 시기를 노려 투자를 시작하되 코스피지수 1600선이 깨지기 시작하는 시점을 투자 시기로 잡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내년 주식시장 전망이 긍정적인 점을 감안해 단기 운용은 배제하고 6개월~1년 이후를 내다보고 투자를 결정해야한다는 것.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 허수복 부센터장은 "과거 펀드 손실에 대한 기억 때문에 섣불리 신규 투자를 못하는 투자자들이 상당수"라며 "다소 위험을 안고서라도 주식형으로 갈아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를 고려한다면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에, 업종보다는 개별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과거 저금리 국면에서 가치주가 시장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저성장에 따른 저금리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성장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 또 동일한 업종 내에서도 사업분야와 수익구조에 따라 가치주와 성장주가 달라지는 만큼 개별 종목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채권 투자에도 관심을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채권은 금리가 떨어지면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환매 차익을 누릴 수 있다. 채권 매도 차익에 비과세 혜택이 있는 것도 장점이다. 만기까지 돈이 묶이는 정기 예금과 달리 국고채 등 유동성을 확보한 채권은 현금화가 쉬워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수월하다. 채권형펀드도 인기다. 연초 이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와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각각 1조2천350억원과 8천271억원이 빠져나간 데 반해 채권펀드에는 1조1천625억원이 들어왔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 17일까지 1조3천580억원이 채권펀드에 유입됐다. 이는 시중의 풍부한 자금이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아 이동하는데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투자기간은 6개월 이내의 단기로 잡는 것이 좋다. 또 회사채 비중이 높은 상품은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 윤수왕 대구은행 본점 PB센터장은 "채권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기에는 다양한 상품을 찾기 어렵다"며 "채권의 수익률이 좋다고 해서 제도권 금융의 울타리 밖에서 개별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이 크다"고 조언했다.

◆대출, 당분간 늦추는 게 좋아

대출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출은 가능하다면 늦추는 게 좋다. 대구은행의 만기 1년짜리 CD금리에 연동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77~6.67%로 1월 말에 비해 0.11%포인트 떨어졌다.

대구은행의 이번 주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는 연 4.7% 수준이다. 현재로서는 코픽스 연동 대출이 다소 유리한 셈이다. 그러나 당장 코픽스 연동 대출로 갈아타기에는 성급하다는 게 중론이다. 향후 금리가 더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CD금리에 연동하는 대출 상품이 나을 수 있다는 것. 만약 10년 이상 장기 대출을 고려할 경우에는 올 하반기나 내년부터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금리가 낮은 시점을 활용해 고정으로 묶어두는 게 현명하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