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金카네이션' 대목 맞아 값 2배나 껑충

국산 20송이에 1만5천원…어버이날 땐 2만원 넘을 듯

칠성동 꽃도매시장에서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카네이션 값이 치솟으면서 국산은 한 다발(20송이 기준)에 1만5천원, 중국산은 한 다발에 7천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봄철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출하량이 급감해 가격이 예년에 비해 2천~5천원 정도 치솟았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칠성동 꽃도매시장에서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카네이션 값이 치솟으면서 국산은 한 다발(20송이 기준)에 1만5천원, 중국산은 한 다발에 7천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봄철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출하량이 급감해 가격이 예년에 비해 2천~5천원 정도 치솟았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꽃값이 급등하는 철이 돌아왔다. 매년 졸업시즌과 어버이날을 앞두고는 꽃값이 치솟게 마련. 하지만 올해 오름세는 좀 유난스럽다. 화훼업계는 지난 3, 4월 일조량 부족으로 출하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온라인 상점들은 앞다퉈 생화를 대신할 수 있는 '시들지 않는' 카네이션 아이디어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대목 앞두고 꽃값 급등

3일 오후 찾은 칠성동 꽃도매시장. 이곳에서는 국산 카네이션이 한 다발(20송이 기준)에 1만5천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예년에 1만원선이었던 꽃값이 어버이날 등 연중 최대 성수기를 맞아 가격이 급속도로 상승 중이었다. 안개꽃은 한 다발 1만원선이었던 것이 두 배인 2만원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한국산'이라고 붙여진 카네이션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대신 시장을 가득 매운 것은 중국산. 한 도매업자는 "예년에는 중국산 카네이션의 품질이 워낙 좋질 않아 사용하길 꺼렸었는데 올해는 근래에 보기 힘들 정도로 꽃 품질이 좋은 것 같다"며 "올해 극심한 봄철 추위로 인해 급감한 국내 꽃생산량을 중국산이 다 채울 판"이라고 했다.

중국산은 한 다발에 7천원 선으로 국산의 절반 가격에도 미치지 않았다. 이 역시 지난달에 비해 2천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어버이날까지 나흘 정도 기간이 남아있어 아직 꽃 수요가 발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최고치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다"며 "어버이날이 임박하면 국산 카네이션의 가격은 2만원, 중국산도 1만원선은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유난히 꽃값 상승이 심각한 것은 실종된 봄 날씨로 인해 일조량이 급감했기 때문. 올봄(3월 초~4월 중순) 대구의 일조시간은 228.5시간으로 1909년 근대적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적었다. 전국적으로도 일조량은 예년의 73% 수준에 머물렀으며, 강수량은 크게 많지 않았지만 비 오는 날의 수는 예년보다 50% 늘었다.

일조량이 줄고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비닐하우스 난방비가 급증한 것도 꽃값 상승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유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면세유 ℓ당 가격이 800~900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00원 정도 올랐다.

◆시들지 않는 카네이션

카네이션값이 치솟으면서 생화 대신 조화(造花)를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조화 가격은 2천원부터 1만원 미만선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 생화가 주는 싱그러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두고두고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며칠 만에 시들어버리는 카네이션이 불만이라면 화분 카네이션을 준비해도 좋다. 선물을 한 뒤 계속 키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생화를 건조시켜 시들지 않으면서도 살아있는 느낌을 주도록 만든 프리저브드 플라워(보존화)를 이용한 제품도 몇년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이 수만원에 달해 비용이 좀 부담스러운 것이 단점이다.

늘 가까이 두고 볼 수 있는 카네이션 모양의 아이디어 제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선보이고 있는 이들 제품은 시들지 않는데다 늘 가까이 두고 사용할 수 있는 '실용성'까지 겸비하고 있어 일석이조. 게다가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카네이션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브로치와 휴대전화 줄이다. 가격도 5천원대로 저렴해 어버이날 선물 비용이 부담스러운 10, 20대 학생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카네이션 모양의 전자파 차단스티커도 있다. 제이루의 전자파 차단스티커(1천500원)는 '엄마(아빠) 최고!'라는 문구를 담은 깜찍한 꽃 모양으로 제작됐다. 또 인터파크에서는 '사랑해요'라는 문구를 새길 수 있는 카네이션 도자기 머그컵(1만 2천원)을 내놨고, 텐바이텐에서는 카네이션 브로치(3천850원)를 선보이고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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