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여름인가. 지난달 말 유례없는 이상저온에 이어 기습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대구 곳곳에 여름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3일 낮 최고 기온은 29.8℃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26일(17.4도)과 비교해 일주일새 12.4도나 올랐고, 4일 최고 기온 역시 30도를 넘나들겠다.
중구 동성로에는 반팔 차림의 젊은이들로 넘실댔다. 대학생 이명섭(24)씨는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어리둥절하다"고 했다. 동성로 커피숍 및 편의점 가게들은 "아이스크림과 아이스커피가 지난주 이맘 때보다 20% 이상 더 팔렸다"고 전했다.
중구 공평동 냉면전문점에는 점심 시간을 맞아 손님들로 북적였다. 입구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이어졌다. 이곳 종업원은 "지난달 궂은 날씨 땐 하루 10그릇 팔기 어려웠는데 오늘은 100그릇도 넘게 팔아 한시름 놓았다"고 웃었다.
1일 야외 워터파크를 개장한 스파밸리 역시 더위 덕을 톡톡히 봤다. 워터파크 개장 전에는 주말 평균 이용객이 500명선이었으나 1, 2일엔 하루 평균 1천명이 찾아 물놀이를 즐겼다.
선풍기, 에어컨 등 냉방 가전제품도 호황을 맞았다. 북구 복현동 가전제품 대리점은 "지난달엔 영업 손실이 컸는데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하루 평균 10대 이상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짝 무더위에 전력 사용량도 급증했다. 이날 오후 2시 대구의 전력사용량은 627만3천800㎾로 일주일 전 같은 시간대(617만4천300㎾)와 비교해 9만9천500㎾나 늘었다. 에어컨을 가동하는 곳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중구 남산동의 자동차부속골목에는 차량 냉방장치를 손보려는 이들로 붐볐다. 에어컨 향균 필터를 새로 갖추고 차량용 에어컨 가스를 충전하는 등 에어컨 가동 상태를 점검하는 고객들 덕분에 각 점포마다 바쁜 모습이었다. 이재철 상인회장은 "차량 유리 선팅 전문 점포는 지난달과 달리 일감이 밀려 바로 처리해 주기 어렵다"고 했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지난달 이상저온 때문에 평년 기온 수준인데도 더위 체감지수가 상대적으로 높다"며 "6일 비가 온 뒤 다시 꽃샘 추위가 찾아오겠으나 지난달 말보다는 덜 추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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