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뮤지컬 들여다 보기] 2010 DIMF,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다 (2)

▶딤프의 숨은 효자 대학생 뮤지컬페스티벌

대학생 뮤지컬페스티벌은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10편의 작품이 공연됐는데, 작품 수준도 기대 이상이었고 무료공연이라 관객들의 호응도 좋아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있어 딤프의 보이지 않는 효자 노릇을 해오고 있다. 라이선스 뮤지컬 중심이었던 예년과 달리 학생 창작 작품 3편이 선보이는 등 대학생들의 창의력을 담은 작품들이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대학생들에게서 완성도 높은 창작뮤지컬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기성의 작품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보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존 작품을 재해석하는 등 대학생다운 참신한 시도가 필요하다.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을 통해 대학생들의 창작의욕을 고취할 수 있는 방안이 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우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도시 대구

딤프 기간 동안 찾은 공연장에서는 시민들의 뜨거운 열정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매 공연마다 이어지는 기립박수를 보면서 대구의 관람문화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사실 대구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관객들이 박수와 웃음에 인색해 배우들이 공연하기 가장 힘들어하는 도시였다. 하지만 많은 공연들이 대구를 찾고 좋은 공연을 통해 관객 스스로 동화되는 경험이 축적돼 타도시보다 더 뜨거운 호응으로 유명해졌다. 딤프에 참가한 외국 배우와 스태프들도 관객들의 뜨거운 열기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대구를 다시 찾을 수 있기를 희망했다. 필자가 아는 몇몇 배우는 자신의 다른 스케줄을 조정해서라도 대구 공연에 꼭 출연하는 등 이제 대구는 배우들이 가장 오고 싶어하는 도시가 되었다.

▶이제 중장기적 발전계획이 필요하다

딤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책이 필요할 것 같다. 해마다 거론되는 이야기지만 공연 프로그래머를 두어 전체 작품 선정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국제 행사라면 최소한 3개월 전에는 작품 선정이 마무리돼야 체계적인 홍보와 마케팅이 가능한데, 공식초청작 선정이 늦어지다 보니 홍보나 티켓 오픈 등이 축제 한 달 전에야 겨우 시작하는 문제점은 보완해야 할 숙제이다.

창작지원작의 경우 예산을 대폭 늘리거나, 작품 편수를 줄이더라도 지원 금액을 늘리고 가능성 있는 작품의 사후 지원 등을 통해 제대로 된 창작뮤지컬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대구발(發) 히트 문화상품이 해마다 하나씩만 배출된다면 딤프의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초청팀과 지역 예술인들 사이에 교류의 장을 확대하고 뮤지컬 마스트클래스 등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하고 지역 문화를 알리는 기회도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해외초청작의 경우 제대로 된 번역과 자막연결 문제, 국적이나 관람시간 표기 등 공연진행과 공연정보에 대해 좀 더 세심한 배려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예년에 비해 질적으로 내실 있는 축제로 자리매김하면서 국제 행사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된다. 내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제까지의 성과와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해서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키울 부분은 집중적으로 육성함으로써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만의 정체성을 좀 더 확고히 해야 할 시점이다. 오직 대구에서만 볼 수 있는, 대구만의 색깔을 가진 뮤지컬페스티벌로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최원준(㈜파워포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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