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비부모들 태교…음악·독서? 베이비문 떠난다!

과거에는 정적인 태교법이 유행했지만 지금은 많이 움직이는 동적인 태교법이 성행하고 있다. 특히 국내외 명소를 찾아가는 태교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에는 정적인 태교법이 유행했지만 지금은 많이 움직이는 동적인 태교법이 성행하고 있다. 특히 국내외 명소를 찾아가는 태교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6월 아들을 출산한 탤런트 박탐희. 그녀도 임신 8개월 때 제주도로 태교여행을 다녀왔다.
지난 6월 아들을 출산한 탤런트 박탐희. 그녀도 임신 8개월 때 제주도로 태교여행을 다녀왔다.
탤런트 김성은이 괌으로 태교여행을 다녀 온 뒤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사진. 임신 7개월인데도 매끈한 뒤태를 자랑해 화제가 됐다.
탤런트 김성은이 괌으로 태교여행을 다녀 온 뒤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사진. 임신 7개월인데도 매끈한 뒤태를 자랑해 화제가 됐다.
메이필드호텔은 슈페리어 룸에서의 휴식과 함께 뷔페 레스토랑
메이필드호텔은 슈페리어 룸에서의 휴식과 함께 뷔페 레스토랑 '미슐랭'에서 아침식사 등을 즐길 수 있는 태교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축구선수 정조국과 결혼한 탤런트 김성은이 최근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사진 한장이 화제를 모았다. 일명 '비키니 뒤태'로 알려진 이 사진은 김성은이 괌으로 태교여행을 가서 찍은 것이다. 임신 7개월의 몸에도 불구하고 매끈한 뒤태를 자랑해 누리꾼들의 부러움을 샀다.

지난 6월 자연분만으로 건강한 아들을 출산한 탤런트 박탐희도 임신 중 태교여행을 다녀왔다. 출산 후 출연한 방송에서 그녀는 "임신 8개월 때 제주도로 떠난 태교여행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고 밝혔다. 방송을 통해 태교여행을 즐기는 박탐희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태교여행에 대한 관심도 증폭됐다.

태교의 역사는 오래 됐다. 중국 전한시대 유향이 지은 '열녀전'에는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 태임이 행한 태교 기록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에 지은 빙허각 이씨의 '규합총서', 사주당 이씨의 '태교신기' 등의 태교 관련 책들이 전해 오고 있다. 태교법도 유행을 탄다. 과거에는 편안한 자세로 음악을 듣거나 좋은 음식을 먹는 정적인 태교법이 유행했지만 지금은 많이 움직이는 동적인 태교법이 성행하고 있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해외 명소를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태교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비문'이 뜬다

'베이비문'(Babymoon)은 신혼여행을 뜻하는 '허니문'(honeymoon)에서 파생된 단어로 출산을 앞둔 부부가 떠나는 태교여행을 의미한다. 이미 미주, 유럽 등지에서는 보편화돼 있다. 국내에서는 몇 년 전 할리우드 스타 커플들의 베이비문이 화제가 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해 젊은 예비 부모들을 중심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서울국제임신출산육아용품 전시회를 주최한 이플러스가 예비 엄마 1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베이비문을 떠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이 94%를 차지했다. 베이비문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으로는 부부 출산교육(54%), D라인 촬영(34%), 가족서약식(8%) 등이 꼽혔다.

서영훈(37)·강미진(34) 씨 부부는 최근 제주도로 여름 휴가 겸 태교여행을 다녀왔다. 부부의 태교여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년 전 첫 아기를 가졌을 때도 일본으로 태교여행을 다녀왔다. 온천욕을 즐기고 일본의 진미도 고루 맛본 태교여행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은 두 사람은 둘째를 가지면 또 태교여행을 가자고 약속을 했고 이번에 그 약속을 실천에 옮겼다. 첫 태교여행과 달라진 점은 세 살 된 아들이 함께 동행한 것. 강 씨는 "임신 6개월이라 바닷가에 가서도 주로 휴식을 취했지만 남편과 아들이 함께 뛰놀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큰 아이뿐 아니라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도 좋은 추억을 선물한 것 같아 즐거웠다"고 말했다.

결혼 3년차 김성훈(32)·지연희(30) 씨 부부도 여름 휴가를 맞아 이달 초 태국 푸켓으로 태교여행을 다녀왔다. 처음 김 씨는 아내가 임신 5개월이라 올 여름휴가를 집에서 조용히 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내가 몸이 더 무거워지기 전에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고 말해 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부부는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고 떠난 태교여행이 생각 이상으로 즐거웠다고 했다. 스쿠버 다이빙, 스노클링 등 해양레포츠는 할 수 없었지만 에메랄드빛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을 하고 태어날 아기에게 보여줄 사진도 찍으며 낭만을 만끽했기 때문이다.

지 씨는 "몇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이 부담스러워 의사에게 물어봤는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 여행을 떠났다. 신혼여행을 다시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3박 5일 일정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아쉬움이 남아 아기가 태어나면 세 식구가 다시 한 번 방문하기로 했다"며 태교여행의 감흥을 전했다.

◆임신우울증 극복에도 좋아요

임신우울증은 임신부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몸매의 변화, 여성호르몬의 증가,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 등으로 인해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고 사소한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심한 경우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육아를 하는데도 장애가 될 수 있다. 임신 중기 이후에 생긴 우울증은 아기를 낳은 후에도 6개월 정도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울증에 걸린 임신부에게 태교여행은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여행이 임신부의 마음을 즐겁게 해 주고 부부가 대화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딸을 출산한 조원영(33) 씨는 태교여행을 통해 임신우울증을 극복했다. 그녀는 임신 후 하루에 몇 잔씩 마시던 커피를 끊은데다 나들이도 마음대로 갈 수 없어 아이를 가졌다는 행복보다는 답답함이 느껴질 때가 많았다고 했다. 그 때 남편의 권유로 태교여행을 떠난 것이 큰 위안이 되었다는 것. 조 씨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떠난 여행이었다. 집과 직장을 오가는 틀에 박힌 생활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면서 기분이 전환됐다"고 말했다.

◆태교여행 패키지로 즐긴다

태교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상품도 등장했다. 서울 메이필드 호텔은 예비 엄마·아빠들을 위한 태교여행 상품인 '베이비문'을 올해 말까지 판매하고 있다. 슈페리어룸에서의 휴식과 함께 뷔페 레스토랑 '미슐랭'에서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바디수트· 바지·턱받이, 손수건 등으로 구성된 베이비부케, 오가닉출산용품세트, 태교음악CD세트, 신선한 계절과일, 아기백호인형 등도 받을 수 있다.

여행업계에서도 '베이비문' 패키지 상품을 마련해 두고 있다. 여행업계에서 준비한 '베이비문' 패키지는 허니문 상품의 일종으로 결혼 전 임신을 한 신혼부부가 대상이다. 신부가 홀몸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허니문 상품에 비해 일정에 휴양과 휴식이 많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하나투어는 태국 방콕과 푸켓, 필리핀 세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로 떠나는 3박5일 또는 4박6일 일정의 베이비문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푸켓 3박 5일 상품의 경우 현지 도착 후 자유시간과 관광이 교대로 진행되는 여유로운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모두투어가 출시한 필리핀 세부(3박 5일 또는 4박 6일) 베이비문 상품도 수상 레포츠 대신 마사지, 쇼 관람, 리조트 내 자유시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기내에서 태교음악 듣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임신부들의 여행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지난 5월부터 임신부를 위한 '태교음악 서비스'를 시작했다. 임신부와 태아에게 보다 편안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The Mozart Effect- From Playtime to Sleepytime' 등 5장의 음반으로 구성돼 있는 아시아나 '태교음악 서비스'는 기내에 AVOD(개인 주문형 오디오·비디오시스템)가 장착된 항공기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유아를 동반하는 여성 고객들의 편의 증진을 위해 지난해 9월 어린이 카시트, 모유수유 가리개 등을 제공하는 해피맘 서비스를 도입했다. 태교음악 서비스는 해피맘 서비스와 함께 여성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태교여행시 유의점

여행을 가는 시기는 유산의 위험이 있는 임신 초기와 조산이 염려되는 임신 후기를 피해 임부와 태아가 모두 안정된 시기인 임신 4~7개월이 가장 좋다. 하지만 개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여행을 떠나기 전 의사와 상담하는 것은 필수다.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구급약은 꼭 챙기고 국내 여행의 경우 출발하기 전 여행지 가까운 병원을 알아두는 것도 현명한 처사다. 여행지에서는 물과 음식을 조심하고 여름철에는 모기 등에 의한 감염에도 대비해야 한다.

류형우 파티마여성병원 원장은 "임신 기간에는 여행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유산의 대부분이 임신 3개월 내에 일어나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신 36주 이후에 여행을 하려면 의사의 소견서를 받아야 한다. 장시간 비행기를 탈 경우에는 1시간마다 일어나서 운동을 해줘야 하며 차로 이동할 경우에는 하루 이동시간이 6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태아와 산모 모두에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태교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전하는 TIP

1. 공항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티켓팅을 할 때 임신부임을 밝히고 앞쪽 좌석을 요구해라. 앞쪽이 뒤쪽보다 멀미도 덜하고 엔진소리도 들리지 않아 좀 더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다.

2. 통로쪽 좌석을 배정받아라

임신부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 빈뇨증(화장실을 자주 가는 증상)이다. 태아의 머리가 임신부의 방광을 누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통로쪽 좌석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편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3. 평소 즐겨 먹는 간식을 준비하라

임신부는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을 경우 음식 때문에 고생할 수 있다. 임신부와 태아를 위해 좋아하는 음식을 조금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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