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국 그 이상의 따뜻한 情 느꼈어요"

베트남 이주노동자 겅·티튜 씨 부부

베트남 이주노동자 겅 씨가 미숙아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아들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순천향대 구미병원 제공
베트남 이주노동자 겅 씨가 미숙아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아들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순천향대 구미병원 제공

순천향대 구미병원과 후원 단체들이 미숙아로 태어난 베트남 이주노동자 부부의 아기에게 치료비를 지원, 건강한 모습으로 거듭 태어나게 해 훈훈함을 전해주고 있다.

베트남 이주노동자인 겅(26)·티튜(26) 씨 부부는 지난 8월 25일 구미의 한 개인병원에서 1.87㎏에 불과한 남자 아기를 낳았다. 저체중으로 호흡곤란과 방광·요관 역류, 황달 등으로 신속한 처치가 필요했던 미숙아는 곧장 순천향대 구미병원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져 인큐베이터 및 산소 호흡기에 의존하며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하루 50만원이 넘는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이들 부부는 입원 열흘 만에 아기를 그냥 데려가겠다고 했다. 이들 부부의 수입은 월 100여만원이 고작이다. 아기의 생명이 달려 있는 문제라 마음이 다급해진 주치의 박모 교수는 병원 사회사업실에 안타까운 사연을 알렸고, 곧장 병원 직원들의 모금활동으로 이어졌다. 또 외부 후원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 아름다운재단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 등의 후원을 받아 1천200만원이 넘는 치료비를 모두 해결했다.

의료진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 아기는 지난달 27일 2.5㎏의 건강한 모습으로 엄마, 아빠의 품에 안겼다. 겅·티튜 씨 부부는 "의료진들과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리고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공단 지역에 위치한 순천향대 구미병원은 이들 부부처럼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외국인 근로자들 이용이 늘 많아 병원 측은 이들에게 의료비 지원혜택을 주기 위해 교직원들이 매월 급여에서 일정금액을 모아 기금으로 조성하는 등 다양한 노력들을 쏟고 있다. 또 월 한두 차례씩 외국인근로자 쉼터 등을 찾아 무료진료 활동도 펼치고 있다.

순천향대 구미병원 오천환 병원장은 "순천향병원은 인간사랑 실천을 목표로 세워진 병원"이라며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는 역할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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