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개똥이다! 만드는 놈도 개똥이고 보는 놈도 개똥이다."
1974년 서울의 한 극장에서 40대 남자가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관객들은 웅성거렸고 남자는 함께 있던 23세 연하 애인(배우 문숙)의 손을 잡고 뛰쳐나갔다.
그 남자는 '천재 감독' 이만희(1931~1975)였다. 영화에 미친 사내였다. 그랬기에 당시로는 파격적인, 자신의 메시지를 담은 한국 최초의 작가주의 감독이 됐을 것이다. 1931년 오늘, 서울에서 태어나 오랜 밑바닥 조수 생활을 거쳐 데뷔했다.
가장 유명한 작품은 현충일, 6'25 때마다 TV에 나오는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년). 보면 볼수록 묘미가 느껴지는 걸작이다. '남과 북 모두 피해자'라는 반전 메시지로 가득하고, 장엄한 내용이지만 해학(코미디언 구봉서의 연기)도 있다. 정부 지원으로 해병 수만 명(중공군 역할)을 동원하고 TNT를 엄청나게 터트려 가며 반공영화를 제작하기로 해놓고 거꾸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자신의 6'25 참전 경험 때문이다.
52번째 영화 '삼포 가는 길'을 찍어놓고 편집실에서 쓰러진 뒤 죽었다. 죽는 순간까지 영화밖에 없었다고 하니 그의 삶은 행복했을까.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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