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는 신과 무관한 시대가 되었다. 지금까지 인류는 지적인 존재이기에 앞서 '종교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지금 '불신 지옥'을 외치며 맹목적인 믿음을 요구하는 보수 종교인 못지않게 '신의 불필요함'을 외치는 전투적인 무신론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 과연 종교와 신은 사라져야 할 환상일 뿐인가. 세계적 종교학자인 카렌 암스트롱은 이것이 근대의 현상이며 종교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가 펴낸 '신을 위한 변론-우리가 잃어버린 종교의 참 의미를 찾아서'는 기존의 종교서적처럼 애써 신의 존재를 증명하거나 옹호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신에 대한 인간의 생각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피는 '신의 역사'를 말하지도 않는다.
저자는 구석기시대 원시 종교부터 세계 종교사와 사상사를 섭렵하면서 신에 대해 우리가 품어온 의문을 풀어주고 있다. 특히 신은 인간이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는 선하지도, 강하지도, 성스럽지도, 지혜롭지도 않다고 말한다.
신은 우리의 인식을 훨씬 뛰어넘는 존재이므로 파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멀리해야 할 신과 받아들여야 할 신, 그리고 신이 인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등에 대해서도 탐구한다. 569쪽, 2만2천원.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