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관심이 쏠려있는 종목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아니다. 야구장이 자리 잡은 아오티 스포츠센터는 아시안 게임을 위해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었지만 야구장은 마치 가건물처럼 초라하기 짝이 없다.
주경기장 등이 들어선 이곳의 전체 면적은 대구스타디움 주변을 다 합쳐도 몇 배가 될 정도로 넓다. 8만 명을 수용하는 주경기장에서 가장 멀리 있는 양궁장까지는 20~30분은 족히 걸어야 한다. '휘날리는 리본'의 모습을 형상화한 주경기장 지붕은 웅장함 자체다. 박태환이 금빛 물살을 가른 아쿠아틱센터는 아시안게임을 위해 새로 지은 건물로, 국제 대회가 가능한 수영장과 보조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최근 중국의 테니스 열풍을 보여주듯 2개의 테니스 경기장은 하프 돔으로 지어져 웬만한 실내 경기장을 뺨칠 정도로 규모나 시설이 화려하다.
하지만 아오티 베이스볼필드의 시설은 매우 열악하다. 관중석은 중앙과 내야에만 있는데 4천500석 밖에 되지 않는다. 외야엔 펜스와 전광판, 그물이 전부다. 더욱이 1·3루와 홈 플레이트 뒤 관중석은 마치 관중을 보호하려는 듯 그물로 꽁꽁 싸여 경기관람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낮게 깔린 그물이 관중석을 덮고 있는 탓에 파울볼 줍기는 불가능하다. 더그아웃은 물론, 전광판, 조명탑 등도 모두 허술하다. 전광판은 라인업이나 스코어보드가 따로 없어 상황마다 바뀌고 조명시설은 낮고 어둡다. 파울볼이 조명탑 위로 날아가는 경우도 흔해 공이 조명탑을 맞히는 사고 우려까지 있다. 웅장한 아오티 스포츠센터에서 유독 야구장이 초라한 건 중국에서 야구는 비인기종목이기 때문이다. 야구를 즐기는 중국인도 많지 않다. 한국이 전승으로 금메달을 땄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대회 야구장도 없어졌다고 한다.
광저우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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