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신공항, 허남식·김범일 대조적 행보

17일 박종근 한나라당 의원은 김범일 대구시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공항 무용론이 불거지는 마당에 대구시가 '투트랙(인천공항과 동남권 신공항) 논리'를 시급히 개발하고 관련 용역을 바삐 실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문했다. 답답한 마음에서였다. 시가 기획하고 행정을 펼치면서 막히는 부분은 정치권에 도움을 요청하는 모양새가 어찌 보면 거꾸로 된 셈이다.

서울에서 본 부산과 대구의 신공항 유치 전략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대구시는 과연 밀양이 왜 신공항 최적지인가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주민 접근성, 건립으로 인한 기대효과, 건립 비용, 영남권뿐만 아닌 광주호남권까지의 주민 의견, 밀양 주변권의 관광 인프라, 교통환경,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논리에 대한 반박 근거까지 한데 묶은 '밀양 최적지론'이 준비돼 있는지 묻고 싶다. 가덕도 신공항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부산은 이미 큰 캐비닛 2개 분량의 각종 용역보고서가 준비돼 있다고 알려졌다.

얼마 전 부산시 관계자와 점심을 함께한 자리에서였다. 그는 "부산은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 가덕도 논리는 이미 완성돼 있다"며 자신만만해했다. 그러면서 밀양 신공항에 대해서는 "떼를 쓰고 있다. 경남 일부 지자체가 가덕도 신공항 쪽으로 선회했다"고 말했다. 부산의 '가덕도 캐비닛'은 무섭다. 정부가 최적지를 발표했을 때 불리하면 꺼내들 수 있는 '뒤집기 카드'다. 국토해양부 장관이 내년 3월 말까지 발표를 약속했지만 그 사이 교체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그러면 다음 정권으로 넘어간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지난해부터 중앙언론을 상대로 '가덕도 신공항 읍소전략'을 펼치고 있다. 부산 출신이거나 부산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중앙언론인들과 오찬, 만찬 가리지 않고 만난 것이 몇 번이다. 허 시장은 하룻밤 묵고 다음날 지역 언론인을 찾아다닌다.

그 덕인지 몇몇 중앙 언론이 '가덕도 신공항'을 이슈화하기 시작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의 잦은 서울행에 전략이 있는지 묻고 싶다. 여의도 정치권에서 대구의 밀양 유치전에 대해 "서명만 있지 전략은 없다"고 혀를 차는 이유를 새겨야 할 것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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