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방의회를 두고 '지역 유지들의 간담회'라는 등 비판의 말이 많다. 특히 기초의회의 경우 '지역 인사들의 사랑방'에 머물고 있다. 정당 공천제로 인해 지역 국회의원들의 손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대거 진출하는 등 태생적 한계가 원인이다. 더욱이 회의가 낮 시간대에 열려 주민들이 지방의회 회의를 참관할 수 없고, 의원들의 의정 활동을 평가할 기회도 봉쇄돼 있다.
주민들이 참여할 수 없으니 말만 자치(自治)지, 실제는 관치(官治)나 다름없다. 경기도 하남시의회가 최근 전국에서 처음으로 야간 회의라는 파격을 단행했다. 하남시의회 의장이 "방청석이 이렇게 가득 찬 건 오랜만"이라고 말할 정도로 회의는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하남시의회가 야간 회의를 시도한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시민들이 퇴근 후 의회를 방문해 방청석에서 의정을 감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또 공무원들의 의회 출석 때문에 민원 처리가 더디거나 아예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를 시정하기 위한 것이다.
두 가지 모두 주민 자치 정신에 부합한다. 따라서 부정적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나 야간 회의는 충분히 검토한 뒤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 야간에 의회에 출석해야 하는 공무원들이 특히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고 한다. 야간 회의에 따른 공무원들의 초과 근무 수당 지급, 전기 요금 등 추가 비용 발생도 지적됐다.
야간 회의를 한다고 관심을 보이지 않던 주민들의 참여가 갑자기 늘어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주민 참여 없는 지방자치는 자치라고 할 수 없는 만큼 야간 회의 등 다양한 방안이 나와야 한다. 주민 참여와 감시 활동을 제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하남시의회의 야간 회의 시도는 바람직하다. 다른 지방의회도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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