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허공에 철사로 그려낸 자동차

이준욱 '아트스타'전

▲이준욱 작
▲이준욱 작

유리상자 안에 철사로 만든 거대한 자동차가 공중에 떠 있다. 철사를 이어 붙여 만들어진 이 자동차는 당장에라도 어딘가를 향해 출발할 것만 같다. 이 자동차는 로켓을 닮아있기도 하고 비행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작가 이준욱은 스케치를 하기 위해 연필 대신 철사를 잡는다. 그리고선 캔버스가 아닌 허공에 스케치를 한다. 작가는 "조각이 무겁고 딱딱하고 육중하다는 편견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철사로 공간 속에 드로잉을 하면 가벼우면서도 약해 보이죠. 양감보다는 선적인 느낌이 강해 매력적이었어요."

작가는 주로 사람이나 자동차 조각하기를 좋아한다. 가창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인 그는 운동장에서 용접 작업으로 수많은 철사 조각을 이어 붙인다. 설계도 없이 스케치 두세 장으로 시작하는 작업은 작가에게 노동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형태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흥미롭다.

2011년 1월 30일까지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유리 상자-아트스타'에 전시 중인 작가가 이번에 허공에 그려낸 드로잉은 자동차.

"자동차가 사람과 닮았잖아요. 헤드라이트는 눈과 같고 엔진은 심장 같아요. 자동차가 가는 길은 인생길과도 같고. 그래서 자동차는 제 자화상이나 마찬가지예요."

작가는 유독 꿈꾸는 듯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가 만든 사람은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허공에 떠 있고 자동차도 환상의 세계로 날아가는 듯하다. 현실을 살아가지만 관람객들이 작품을 통해 꿈을 꾸길 바라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 작가는 전시장인 유리상자를 출발역으로 해석했다. 관람객들은 이 자동차를 보며 어딘가로 떠나는 자신만의 공상을 즐길 수 있다.

한편 1월 29일 오후 2시에 봉산문화센터 2층 로비에서 와이어 공예를 응용한 만들기 수업을 진행한다. 선착순 15명이 참가할 수 있으며 철사로 입체를 구성해나가는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053)661-3081.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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