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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 수술비 걱정에 애태우는 정영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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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서 간이식 해드린 건 자식의 마땅한 도리"

어머니를 위해 간을 이식해 준 정영훈 씨가 수술 후 어머니를 위로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어머니를 위해 간을 이식해 준 정영훈 씨가 수술 후 어머니를 위로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어머니의 간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다행스럽지만, 앞으로 나올 병원비를 생각하면 앞이 캄캄합니다. 2천만원이 넘는 병원비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지난달 18일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15시간의 수술 끝에 자신의 간을 떼 내 어머니에게 이식한 정영훈(24·군위군 군위읍 정리) 씨는 "그동안 받은 어머니의 사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자식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장남인 영훈 씨에게는 엄청난 치료비를 감당할 길이 없어 걱정도 앞선다.

무균실에 입원해 있는 어머니 박경미(44) 씨와는 달리 영훈 씨는 며칠 전 퇴원했다. 하지만 병원 외에는 있을 곳이 마땅찮은 영훈 씨는 그나마 군입대 전 다니던 직장 사장의 배려로 사장 자택인 경산에서 대구가톨릭대병원을 오가며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아직 회복을 위해서는 자신의 몸을 추스르기도 바쁘지만, 매일 어머니가 누워 있는 무균실을 찾아 회복을 기원하고 있다.

영훈 씨 가족은 아버지 정인환(49) 씨와 어머니 박 씨, 동생 경훈(21) 씨 등 4식구로 방 두 칸에 월 15만원인 사글세를 얻어 근근이 살고 있다. 아버지는 군위읍에서 농사일을 하지만, 밭 1천320㎡가 전부다. 그래도 지난해까지는 논 4천200㎡와 밭 1천320㎡를 임대해 온 가족의 생계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논 주인이 임대를 거부하면서 네 식구 입에 풀칠하기가 막막한 지경에 놓였다.

아버지 정 씨는 그동안 농사철에는 이웃집 등의 양파 작업으로, 농한기에는 막노동을 하며 어려운 살림을 꾸려왔다. 그러나 지금은 이마저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지금은 부인의 병간호를 위해 막노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올겨울은 유난히 추워 일거리도 동난 상황인 것. 정 씨는 "가장이 무능해 병원비 때문에 온 가족이 걱정하는 상황에 처했다"며 "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들 가족에 드리운 불행은 동생 경훈 씨에게까지 찾아왔다. 2009년 어렵사리 대구예술대에 입학했지만, 학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한 학기만 다니다 자퇴하고 같은해 10월 군에 입대했다. 조금이라도 입을 덜기 위해서였다. 물론 형인 영훈 씨도 입대를 원했지만 대학 시절 다친 대퇴부에 이상이 생겨 퇴소를 했다.

어머니 박 씨는 군위읍의 한 마트에서 일을 했으나, 2009년 12월 건강검진을 통해 만성간경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지난 한 해 동안 병원을 오가며 통원치료로 통증을 이겨왔다. 결국 지난해 12월 하루종일 서서 일한 탓에 건강이 악화되면서 급기야는 통원치료로는 한계에 이르렀고, '간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명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사의 최후 통첩을 받았다. 다행스럽게도 아들의 간이 '이식에 거부 반응이 없다'는 검사 결과에 따라 수술대에 올랐고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무균실에서 회복 중인 박 씨는 "가난이 뭔지 없는 살림살이에 1년 동안 병원을 오가며 치료비와 약값으로 매월 50만원을 지출해 적잖게 부채를 안고 있는 마당에 자식의 간까지 떼 내 수천만원이 들어가는 대수술을 받았으니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런 어머니의 모습에 장남 영훈 씨는 주먹을 불끈 쥐며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가족들이 기초생활 수급대상자로 살고 있지만, 우리도 언젠가는 번듯한 집에서 가족들이 모여 옛날 얘기를 나누면서 사는 게 꿈입니다. 어머니가 회복되면 종전처럼 열심히 살아갈 각오입니다."

한편 군위군 등 기관·단체들은 현재 여러모로 영훈 씨 가족을 도울 길을 알아보고 있으나, 수술비 전체를 마련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군위·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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