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분양 아파트'가 대구 인구 늘렸다?

부동산 업계가 느닷없는(?) 대구 인구 증가의 원인 분석을 두고 바쁘다.

지난해 늘어난 2만2천여 명의 인구는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할 때 아파트 5천 가구의 신규 수요를 발생시키는 인원이다. 10여 년간 감소하는 인구로 주름이 깊었던 대구 지역 주택업계로서는 '희소식'인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대구 인구 증가는 2008년부터 급증한 '미분양 아파트'의 영향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미분양 아파트가 2만 가구 가까이 늘면서 건설업체들은 미분양 물량을 분양가의 30~40% 수준에서 전세로 내놓기 시작했다.

대구 지역 내 임대로 전환된 미분양은 42개 단지, 1만300여 가구로 이중 상당수가 대구 인근 지역에서 이주해온 이들로 파악되고 있다.

분양대행사 장백 박영곤 대표는 "경산이나 칠곡 등 대구 인접 시·군 거주자 중 대구 전셋값이 내려가면서 대구로 이주를 해온 사례가 많다"며 "이들이 대구 인구 증가에 한몫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군별 임대 물량을 보면 달서구가 3천100가구, 달성군이 1천900가구, 수성구가 1천600여 가구, 동구가 1천400여 가구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전세난'도 미분양 임대 물량이 원인이란 분석이 많다.

달서구와 달성군의 경우 2008년 연말부터 미분양 임대가 시작됐고 지난 연말 2년 만기 전세 기간이 끝나자 세입자들이 새로운 전세 물량을 찾기 시작하면서 전세난이 더해졌다는 것.

실제 지난 연말 전세 기간이 끝난 미분양 임대 물량은 달서구와 달성군을 합쳐 3천 가구를 넘으며 지난해 연말 두 지역의 전세가격은 1년 전 대비 각각 9.1%와 7.4%씩 대폭 상승했다.

한편, 부동산 업계는 '미분양 임대 아파트' 발 전세 시장 혼란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임대가 끝나는 미분양 아파트는 3천100가구, 내년도에 임대 기간이 끝나는 물량은 3천500가구며 건설사들은 임대 기간이 끝난 뒤 간단한 보수를 거쳐 재분양에 나서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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