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조선일보 등 중앙지의 수도권 이익만 대변하는 듯한 보도 태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영남권 최대 이슈가 된 동남권 신공항 건설 문제에 대해 조선일보 등 서울에 근거지를 둔 언론사들이 잇따라 회의적인 시각의 보도를 하고 있어 '정치적인 논리에 지나치게 편향되어 있다', '수도권만의 이익만을 대변한다'는 비판론과 함께 지역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9일 보도된 '동남권 신공항 재검토 움직임'이라는 제하의 1면 기사를 통해 청와대를 비롯해 국토해양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 핵심관계자들의 입을 빌리는 형식을 통해 3월 말로 예정된 신공항 입지선정 발표가 연기될 수도 있고 아예 백지화 주장도 있다고 소개했다. 다른 한 신문도 이날 '정부, 난데없는 김해공항 증축론'이라는 기사를 통해 입지 선정을 놓고 여권 내 갈등이 커지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과 관련해 정부에서 '김해공항 증축론'이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오전 동남권 신공항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이에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해 11월 칼럼을 통해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타당성 조사가 기준치 이하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신공항건설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고 하니 이 사업 추진의 학문적 근거를 제공하는 전문가들, 정책 결정자들의 이름을 정확히 기록으로 남겨 사후에 평가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 신공항 유치 열기에 찬물을 끼얹으려 한 바 있다.
반면 이 신문은 지난 2009년 4월 사설을 통해 '동남권 신공항은 김해공항이 포화상태인 데다 확장도 어려운 상태여서 김해공항을 대신할 수 있는 한국의 제 2관문 공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갈등으로 인한 실패를 거듭하지 말고 세계적인 명품공항이 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관련 지자체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오락가락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 같은 중앙지들의 보도태도에 대해 지역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영남권 신공항밀양유치 범시도민 결사추진위 강주열 대구본부장은 "동남권 신공항 유치열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중앙지들이 이 같은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역갈등 때문에 신공항 정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식의 보도태도는 타당성이 떨어진다. 중앙언론들이 지역균형개발을 외면한 채 서울과 수도권의 이익만을 계속 대변한다면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수도권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원포트(인천공항)를 전제로 중앙언론들이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하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 갈등을 이유로 신공항 무용론을 제기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입지선정을 둘러싸고 지역갈등이 일고 있는 것은 정부가 처음부터 신공항 정책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지 못하고 신속하게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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