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보기의 달인] 감귤 고르는 법

꼭지가 갈색 또는 말라서 어두운 색은 신선도 떨어져

살림하는 주부가 물건을 고르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냄비 하나, 이불 하나 고르는 것도 쉽잖은 일이지만 농수산물의 경우에는 어떤 것이 맛있고 신선한 제품인지 늘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건을 사야하는 경우가 많지요. 예전에는 어머니가 딸과 며느리를 데리고 장을 보러 다니며 일일이 가르치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장보기의 달인' 코너를 통해 물건 제대로 고르는 팁(tip)을 알려드립니다. 상품 매입을 담당하는 유통업체 바이어의 까다로운 눈과 오랜 경험으로 터득한 '달인의 비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감귤은 겨울철 비타민을 보충해 주는 최고의 제철 과일로 손꼽힌다. 고려시대 문헌에서는 고려왕가에 공물로 바쳐진 기록이 있으며, 조선시대 역시 왕가에서 제주도에 관리를 파견해 귤나무를 관리할 정도로 귀한 과일로 취급받았다.

감귤은 출하시기별로 극조생, 조생, 중만생, 비가림, 하우스귤로 나눌 수 있다. 노지감귤 중 가장 먼저 출하되는 극조생귤은 9월부터 착색돼 10월 중순경 수확한다. 제주를 대표하는 조생감귤은 소비자가 가장 쉽게 접하는 상품으로 껍질이 얇고 먹기에 편하며 당도가 12% 내외로 식미가 좋다.

최근에는 중만생 감귤도 조생귤과 더불어 일반 조생귤로 사용되기도 한다. 중만생귤은 보통 12월에 수확해 저장했다가 출하하며 속껍질은 약간 질긴 편이나 당도가 높다. 근래에는 하우스감귤의 재배로 인해 연중 감귤을 맛볼 수 있게 되다. 하우스감귤은 겨울에 난방시설을 가동해 인위적으로 수확기를 조절한 것으로 4~9월까지 수확이 가능하다. 또 요즘은 감귤류의 종류가 다양해져 한라봉, 천혜향, 진지향, 레드향 등 다양하고 향과 맛이 탁월한 상품들이 계속 개발돼 건강과일로 각광받고 있다.

동아백화점 청과 바이어 박동만 대리는 좋은 감귤을 고르기 위해서는 "먼저 손으로 만져봐야 한다"고 했다. 만져서 너무 딱딱한 경우는 껍질이 두꺼워 껍질 벗기기도 힘들 뿐 아니라 신맛이 강하다는 것. 또 너무 물렁한 경우 역시 감귤 특유의 싱그러운 맛을 느낄 수 없으며, 물건이 배송이나 보관 중 치이거나 혹은 너무 오랜 기간 익혀서 신선도가 낮은 상품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클수록 좋다는 선입견은 감귤에는 통하지 않는다. 중간 크기의 감귤이 가장 맛이 좋다고. 박 대리는 "보통 크기로 비교하였을 때 작은 것은 신맛이, 큰 것은 단맛이 상대적으로 더 나는 편이므로 중간크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신선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꼭지를 확인해봐야 한다. 꼭지가 갈색 또는 말라서 어두운색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녹색을 띤 상품보다는 보통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 바이어가 알려주는 팁이다.

박 대리는 "감귤은 배송 과정 등을 염려해 약 80% 정도 익은 상황에서 보통 출하하기 때문에 간혹 설익은 듯한 녹색부분을 띤 감귤도 있을 수 있다"며 "이런 경우 보통 실내에서 3~5일 정도 보관하면 노랗게 익기 때문에 마음놓고 드시면 된다"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