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졸업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해마다 대학졸업생의 수가 5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극심한 취업난으로 졸업생의 54% 정도만 취업이 된다고 하니 당사자는 물론 20년 가까이 뒷바라지해 온 부모님들의 걱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겠지요. 우리 경제가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 이들을 충분하게 소화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렇듯 청년실업은 심각한 수준입니다만 정작 산업현장에서는 인재가 부족한 현실입니다. "기업은 사람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기업에 있어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한마디로 표현한 말입니다. 당사도 1971년 대구노원동 공장준공 시 회사 정문에 "인간제일주의"라는 비석을 세워 일찍부터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왔습니다. 과거 경제발전이 한창이던 때는 기업의 경쟁우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단연 기술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업 간 국가 간 기술격차가 좁아짐으로써 기술은 더 이상 경쟁력을 보장해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제프리 페퍼 교수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사람이 결정적인 핵심인자라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하여 효과적으로 일하도록 관리하는 것은 단기간에 모방하기 어렵고 또한 지속적으로 경영성과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탁월한 실적을 보이면서 장수하는 기업들을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 초우량 기업들은 고유한 고용관계와 인적자원 관리 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고 합니다. 반면 경쟁우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기업들은 잘못되거나 왜곡된 인재상과 대립적인 고용관계를 보이며, 고질적인 관습과 내부로부터의 저항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연말 당사 신입사원 입문교육 수료식에서 신입사원들이 입문교육을 받는 동안 짬짬이 연습하여 회사의 창립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성장과정을 연극으로 발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대사며 표정, 노래, 몸동작 등의 재기발랄함에 흥겨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내심 걱정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저토록 개성 넘치고 총명한 젊은이들을 어떻게 하면 회사의 동량지재로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안고 자리를 떴습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졸업생들의 대부분이 직장생활로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입사 3년 이내의 신입사원 99%가 이직을 생각한 바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내 회사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닮고 싶은 선배가 없다, 의견 내기가 어렵다는 등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만 집단을 위한 헌신보다 개인적 성취를 추구하는 작금의 세태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직장생활 일이년의 초기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 시기를 잘 보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평생을 두고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각 직장마다 요구되는 인재상이 다르겠지만 보편적으로 성실하고 신뢰성이 있는 사람, 보수적이지만 합리적인 사람을 원하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신뢰함으로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자신을 갈고닦아 나가며 낮은 자세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몸가짐이야말로 시대가 요구하는 참 사람이라고 봅니다. 업무에 있어서도 외부고객뿐 아니라 내부고객에게도 최선을 다하고 윤리의식에 입각하여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신뢰관계를 구축하도록 합니다.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란 도전과 응전의 결과"라 하였으며 니체는 "인생의 목적은 끊임없는 전진"이라고 하였습니다. 기존 업무방식 및 업무 프로세스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열린 마음으로 변화에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를 가질 것을 주문합니다. 겸손은 가장 어려운 덕목이라고 생각됩니다. 매사를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고객을 최우선으로 예의를 다하는 자세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같이 급격히 변화하는 경영환경 아래서는 어제의 인재가 오늘에도 그대로 인재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의 원동력인 사람을 끊임없는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로 육성 관리하는 것이 기업의 책무라 생각됩니다.
이충곤(에스엘주식회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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