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지체장애인 황성진(25·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씨는 최근 도시철도 1호선 현충로역에서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하다가 아찔한 경험을 했다. 휠체어 리프트가 너무 작은데다 하강하는 도중 갑자기 마찰음을 내면서 정지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정지했던 휠체어 리프트가 다시 작동돼 겨우 대합실로 내려올 수 있었다.
황 씨는 "역 직원이 휠체어 리프트가 구형이어서 요즘 나오는 전동휠체어의 무게와 크기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며 "이후 엘리베이터가 있는 역만 이용하느라 매번 발품을 팔고 있다"고 불평했다.
대구시내 도시철도 1호선에 설치된 휠체어 리프트가 지체장애인들에겐 오히려 기피대상이 되고 있다. 1호선 건설 당시 설치된 휠체어 리프트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전동휠체어의 무게와 크기를 감당하지 못하는 '구형'이어서 사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도시철도 1호선 30개 역 중 21개 역에 71개의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1호선 15개 역에 설치된 휠체어 리프트는 모두 '구형'이다. 구형 휠체어 리프트는 적재 중량 225㎏, 가로 76㎝, 세로 105㎝ 크기다. 전동휠체어는 무게가 91~105㎏에다 성인 남성이 탈 경우 총 무게가 200㎏에 육박하고 가로 63~66㎝, 세로 107~110㎝ 크기여서 휠체어 리프트가 이를 싣기에는 너무 좁고 작다.
6년째 전동휠체어를 사용하고 있는 이모(38) 씨는 "도시철도 1호선은 지체장애인들에게 위험한 지하철로 인식이 돼 있다. 급할 때는 엘리베이터나 신형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된 역을 일부러 찾아가서 이용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지체장애인협회 정계원(43) 사무처장은 "도시철도 1호선의 경우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들이 타기를 꺼린다. 하루빨리 신형으로 교체하거나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장애인들이 사고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올해 4월쯤 진천역 등 1호선 6개 역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1호선 모든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다. 이와 함께 에스컬레이터도 설치해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 등 교통 약자는 물론 일반 승객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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