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텍, 버핏 인수 후 베일 싸인 이유는…

유한회사로 법인 전환, 기업정보공개 의무 없어…연 5천억대 매출 추정만

유한회사 대구텍 정문
유한회사 대구텍 정문

'알짜 기업 대구텍이 베일에 싸인 이유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대구텍 방문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회사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대구텍은 버핏 회장이 투자한 한국 유일의 중소기업. 절삭공구 및 산업 분야 텅스텐 제품을 생산하는 지역 업체로, 2006년 버핏 회장의 투자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연매출 규모는 5천억원 수준이며 대구은행, 한국델파이 등에 이어 대구 기업 매출 5위권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구텍의 정확한 매출 규모는 알 길이 없다.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헤서웨이 소유의 IMC가 지분 80%를 인수한 후 대구텍의 법인 성격을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바꾼 것. '유한회사'란 일정 규모의 사원들이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주식회사와 달리 채권자에 대한 책임이 없는 법인이다. 이 때문에 매년 외부 기관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재무제표를 공개해야 하는 주식회사와 달리 기업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그만큼 규제도 덜하다.

실제 대구텍은 베일에 가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2공장 증설 계획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고 매출 규모 등 기업 정보에 대해서도 직원들조차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한 해 매출 5천억원 역시 유한회사로 전환하기 직전인 2007년 감사보고서에 따라 추정한 수치일 뿐 정확하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버핏이 까다로운 기업 규제를 피하기 위해 대구텍의 법인 성격을 유한회사로 바꿨다는 후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역 한 경제인은 "유한회사는 설립절차가 간편하고 비공개적인 특성을 가진 데 반해 사원의 지분 양도에 제한이 있고 지분의 유가증권화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설립절차가 간편하고 여러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외국계 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할 경우 유한회사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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