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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방위 '억울한 입건' 줄인다…쌍방폭력때 적극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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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술집을 운영하는 A(44) 씨는 얼마 전 억울한 일을 당했다. 평생 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경찰서에 끌려간 것은 물론 사람을 때린 혐의로 사법처리를 당하게 됐기 때문이다. 술 취한 손님이 들어와 '안주 맛이 없다'며 다짜고짜 술병을 던지고 주먹을 휘두르기에 A씨는 손님의 멱살을 움켜쥔 뒤 밀어 넘어뜨렸다. A씨는 손님과 함께 쌍방폭행으로 입건됐다.

A씨는 "손님이 던진 술병에 무릎을 맞았고 주먹에 얼굴을 몇 차례 가격당하는 바람에 방어 차원에서 밀어 넘어뜨린 게 전부인데, '나도 맞았다'는 피의자 말만 믿고 쌍방폭행으로 몰아붙이는 경찰이 더 미웠다"고 억울해 했다.

A씨와 같은 사례는 앞으로 많이 사라질 전망이다. 대구경찰청은 8일 '폭력사건 정당방위 처리 지침'을 수립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상호 간 폭력사건에 대해 '쌍방입건'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이 때문에 상대의 선제 폭력에 대한 방어나 싸움을 말리기 위한 행위마저 범죄로 취급하는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찰이 밝힌 '8대 정당방위 판단요건'은 ▷침해행위에 대해 방어하는 행위 ▷침해행위를 도발하지 않은 경우 ▷먼저 폭력행위를 하지 않을 것 ▷폭력행위의 정도가 침해행위 수준보다 심하지 않은 경우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은 행위 ▷침해행위가 저지되거나 종료된 후 폭력행위를 하지 않은 경우 ▷상대방의 피해 정도가 본인보다 중하지 않은 경우 ▷치료에 3주(21일) 이상을 요하는 상해를 입히지 않은 행위 등이다.

경찰은 정당방위 판단요건을 일부 벗어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정당방위로 처리할 방침이다.

대구경찰청 김봉식 강력계장은 "지금까지 '쌍방입건' 관행으로 인해 '맞는 게 상책' '싸움은 말리지도 참견하지도 말라'는 그릇된 인식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앞으론 피해자가 범죄자로 취급받는 억울함이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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