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천시장과 KT&G 본관 건물이 옛 문화 보존과 개발의 갈림길에 서 있다. 방천시장 지주들은 재개발조합을 구성해 주상복합건물 건립 신청서를 대구시에 제출한 상태다. KT&G 본관은 이미 2009년에 주상복합건물 건립이 허가돼 언제라도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 문제는 이 두 곳 모두 대구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만들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대구 중구청은 예술과 옛 시장을 접목하기 위해 방천시장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한 번 쇠퇴한 시장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으로도 이 작업은 계속되지만 지주들은 개발 쪽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 KT&G 본관은 건립된 지 100년이 됐다. 대구 전체를 통틀어도 몇 안 되는 중요 자산이다. 1996년 연초제조창이 문을 닫은 뒤 여러 가지 활용 방안이 나왔다. 그나마 별관 건물은 대구시가 문화창작발전소로 조성 중이지만 본관은 1천억 원이 넘는 땅값이 문제가 돼 15년 동안 방치되다시피 했다.
두 곳은 문화와 개발이 충돌하는 현장이다. 이해관계가 없다면 마땅히 보존해 후대를 위한 유산으로 남겨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미 상권이 쇠락해 개발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지주들의 입장이나 KT&G 측의 재산권 행사는 모두 정당하다. 그러나 한 번 개발되고 나면 훌륭한 옛 자산이 영원히 사라지고 만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양측의 접점을 찾으려면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 지역을 보존하면서도 활성화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문화예술 분야는 투자를 계속해도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치밀한 계획으로 인내를 가지고 노력해야 하는 일이다. 지자체의 노력과 함께 문화유산보존에 대한 지주들의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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