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시 악영향 미미…IT·자동차·철강 '수혜주'

일본 지지 대재앙…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국내 금융시장은 일본 대지진의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우리나라와 교역규모가 920억달러에 달할 정도의 제2 교역 상대국. 일본 대지진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민간소비 위축 등 교역 자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높다.

특히 대지진으로 인해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우리 제품의 수출가격 경쟁력이 저하될 우려가 높고 일본 기술을 원천기술로 하는 일부 제조업은 생산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 여파

국내 증시는 14일 장 개장과 함께 코스피지수가 1940선대로 떨어지는 등 하락 양상을 띠었다. 그러나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995년 고베 대지진의 학습효과가 있어서다.

특히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한국 산업과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증권업계는 일본 대지진으로 IT, 자동차, 철강, 정유, 석유화학, 조선 등은 수혜를 입을 것이고 항공과 호텔은 피해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대지진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가 약세로 전환되고 원자재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돼 국내 경기 저점 탈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향후 세계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국제금융시장 동향이 주요 근거다. 지진이 일어났던 11일 아시아는 불안감 증대로, 유럽은 재보험사의 실적 악화 우려로 불안한 흐름을 보였지만 세계의 금융 중심지라고 할 미국의 금융지표는 오히려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에는 다소 유리한 대목으로 읽히고 있다. 다만 유가 하락과 엔화 강세는 단기적인 현상으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엔화의 추가 강세를 예측해선 곤란하며, 엔화 약세와 고베 대지진 당시처럼 외국인 매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엔화는

엔화는 예상밖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적으로 재건을 위한 자금 투입에 상당한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엔화의 가치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고베 대지진 직후 엔화가 초강세를 띠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불안 요소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향후 일본 경제에 대한 분석은 엇갈리고 있다.

복구 비용에 따른 세금부담과 경기침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부에서는 복구를 통한 경기 부양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복구에 투입될 천문학적 비용은 일본 정부의 재정 적자를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정 적자는 세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결국 경기 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뒤따른다.

그러나 비관적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대지진이 일본 경제에 미칠 부정적 여파가 1995년 고베 대지진 때보다는 적을 것이라는 견해도 적잖다. 동북부지역의 경우 자동차, 석유화학, 제철시설이 있지만 피해는 주택, 건물 등에 집중됐고 고베에 비해 산업밀집도가 낮다는 분석 때문이다.

오히려 지진 피해 재건을 위한 산업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될 경우 단기적으로 경제성장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진피해와 재건 효과를 가감하면 성장률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고베 대지진 당시 피해액이 국내총생산(GDP)의 2.5%인 1천400억달러에 달했지만, 해당 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4%로 직전 분기 성장률 2.7 %보다 높게 나타났다. 엔화 환율도 3개월간 20% 평가 절상됐다.

실제 13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11일 일본 대지진 여파 이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던 엔/달러 환율은 81.90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불안함을 느낀 일본인 투자자들과 기업들이 본국 송금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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