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며 살기'가 참 힘든 세상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행복 훈련'이 부족한 탓도 있습니다. 무언가를 받아야 고맙다고 머리를 조아리고, 남보다 더 누려야 감사하다고 여깁니다. 태어나서 지금껏 그렇게 교육받았습니다.
시대마다 한때를 풍미한 철학과 사상이 있었습니다. 지금 시대를 지배하는 사상은 유사 이래 가장 광폭하고 억압적입니다. 신음하며 절규하고 심지어 목숨을 잃으면서도 그 '생각의 틀'을 깰 줄도 모르고, 깨려는 시도조차 않습니다. 그 사상의 이름은 '경쟁'입니다. '이겨야 산다'고 가르치고 '지면 죽는다'고 협박하는 사회에서 감사하는 삶은 오히려 가식처럼 보입니다.
오늘 글을 쓴 김정식 영상의학과 원장은 초록빛 연잎 사진도 함께 보내왔습니다. 사진찍기를 즐기는 김 원장은 순간 스쳐가는 일상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 애쓰는 사람입니다. 누구나 싱그러운 연잎을 보며 즐거워하지만 그 아래 시커멓게 썩어가는 이전 세대의 연잎은 기억조차 못합니다. 연잎을 보며 그는 세대를 아우르는 감사를 발견했습니다.
지금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저 연잎도 내년이면 새 잎을 틔우기 위해 썩어갈 겁니다. 심지어 몇 권의 책조차 서로 기대지 않으면 온전히 서 있을 수 없는데 우리는 왜 이리도 서로 밀쳐내려고 애쓰는 걸까요?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 많은 물질적 풍요를 누린다. 지금도 어디선가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고, 피를 나눈 북녘 동포들은 기아에 굶주리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우리는 과거와 비교할 때 너무나 잘 살고 있다. 물질적 풍요를 적절히 조절하지 못해 지나치게 많은 영양분을 섭취해 비만이 오고, 비만을 해결하기 위한 약제들과 다이어트 방법들이 넘쳐나고 있다.
풍요로운 이 삶이 과연 '내가 잘나서, 내가 열심히 일해서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일정 부분은 맞다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경제적 풍요는 일제 식민시대, 한국전쟁, 4'19혁명, 광주민주화운동 등 성장통을 겪으며 일궈낸 것이다. 모두 헐벗고 굶주린 힘든 시기였지만 후손들에게 이런 고통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이 땅뿐 아니라 중동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밤낮없이 열심히 일한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들의 눈물과 피땀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빛나는 어린 연잎을 밑에서 묵묵히 받치고 있는 저 낡고 해진 연잎들처럼. 이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 감사할 줄 아는 삶이 된다.
가톨릭 전례력으로 지난 주 수요일, 즉 '재의 수요일'을 기점으로 40일간의 '사순시기'가 시작됐다. 사순시기는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기 전에 겪으신 고통을 묵상하면서 신앙생활을 다시 돌아보고 삶을 추스르는 기간이다. '재의 수요일' 미사에선 지난 일 년간 집에 간직했던 성지가지를 다시 성당에 제출하고, 이것을 태운 재를 미사 때 신부가 신자들의 머리나 이마에 뿌리거나 십자성호를 그리는 데 사용한다. 이때 신부들은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사람아, 흙에서 나왔으니 다시 흙으로 돌아감을 기억하라" 하고 말한다.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공수래 공수거'와 같은 의미이다.
우리가 아무리 부귀영화를 누리더라도 죽음 후에 오는 저세상으로 가져갈 수 없다. 그러므로 나 혼자 잘 살겠다고 헛되이 수고하지 말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경제적 풍요는 혼자서 즐길 때 행복한 것이 아니라 없는 이들과 나눌 때 행복해짐을 뜻한다. 어차피 저세상으로 가져가지 못할 물질적 풍요를 이웃과 나눔으로써 세상을 보다 밝고 행복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 무엇보다 감사해야 한다. 오늘을 있게 해 준 모든 이들과 내 나라에 감사하고, 나눌 줄 알아야 한다. 나보다 힘들게 살아가는 분들과 뒤에 올 후세들의 행복을 위해 묵묵히 밑거름이 돼야 할 것이다.
김정식(영상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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