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진만큼 무서운 지진해일, 안전지대 없다

동해안 4차례 쓰나미 영향…日 지진 서부 발생땐 아찔

국내 동해안 원전 인근에는 활성단층이 지나고 있어 지진피해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나라는 유라시아 태평양판 경계부에서 수백㎞ 떨어져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되지만, 과거 수차례 규모 5를 전후한 지진이 발생했다. 2004년 5월 29일 울진에서 80㎞ 떨어진 해상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2007년 1월 20일 규모 4.8의 오대산 지진이 발생하는 등 우리나라도 대형 지진의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

특히 경주지역에는 부산~양산~경주~포항~영해로 이어지는 170㎞ 대규모 활성단층이 지나가고 있고, 월성원전 인근에는 활성단층으로 확인된 폭 1.5㎞의 읍천단층이 신월성에서 3㎞, 월성 4호기로부터 1.7㎞ 떨어진 곳에 있다.

월성원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원전의 설계지진값은 중력가속도의 20%에 해당하는 0.2g으로 원자로 건물 바로 아래에서 규모 약 6.5의 지진이 일어나는 것을 가정해 내진설계됐으며 원전의 내진설계값은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원의 성질과 여유도를 고려해 채택했기 때문에 0.3~0.6g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것.

그러나 이번 일본의 대지진에서도 나타났듯 원전 안전성은 지진보다 지진에 따른 해일(쓰나미)이 더 심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내 원전 22기 중 전남 영광원전 6기를 빼면 나머지 16기의 원전은 동해안에 있다. 일본 서해에서 쓰나미가 발생하면 우리나라 동해안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실제로 우리나라에도 과거 모두 4차례에 걸쳐 쓰나미의 영향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중 1983년 5월 26일 일본 아키타현 서쪽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지진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러시아가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이 해일은 일본에서 최대높이 15m, 러시아 5m, 우리나라는 3.1m를 기록했다. 이 해일로 우리나라는 울진원전에서 10여㎞ 떨어진 강원도 삼척시 일대에서 5m 깊이의 항구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한꺼번에 물이 빠졌다가 10분 후쯤 다시 밀려왔다. 이 해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선박 81척과 건물 44동이 부서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또 1993년 7월 12일에는 일본 홋카이도 오쿠시리 섬 북서 해역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해 동해안에는 2.5m의 해일이 발생, 3억9천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월성원전 측은 "과거 월성원전을 조성할 당시 12m의 부지정지 표고율을 충분히 높게 설계해 건설했고, 지진해일로 인해 해수면이 최저가 되더라도 원자로를 냉각시킬 수 있는 냉각수를 취수할 수 있도록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북도의회 황이주 의원(울진)은 "일본의 경우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세계최고의 방파제를 타고 넘어 해일피해를 당한 것에서 보듯 지진의 형태에 따라 피해의 형태가 달라진다"며 쓰나미에 대한 대비를 강조했다.

황 의원은 "만약 이번 지진도 일본 동부 해안이 아닌 서부 해안, 다시 말해 우리나라 동해안 쪽에서 발생했다면 우리나라 역시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웠다"며 "원전의 형태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형식으로 사고가 나느냐에 달려있다"고 원전 측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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