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깊은 생각 열린 교육] 스토리텔링, 미래를 위한 교육이다

바야흐로 문화예술시대이다. 어떤 통계에 의하면 수도권 주민들의 70%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반면 지역은 20%가 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또 고등학교 예'체능계의 비율도 수도권은 30%인데 비해 지역은 5%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지역에서는 예'체능계를 인문'자연계 학생의 내신 밑자리를 깔아주는 분모 정도로 생각한다. 이것이 현재 문화예술의 비교 지표이다.

두 가지 지표로 보면 수도권은 문화예술 시대로 가고 있다. 지금의 중앙과 지방의 경제적 차이도 문제지만, 앞으로의 벌어질 문화적 격차가 더 큰 문제다. 지역의 경우 문화예술의 도시라고 하지만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과 마인드가 부족하다. 문화예술의 원천 소스인 도서관과 이야기에 대한 투자도 너무 미흡하다.

우리 교육청은 책쓰기 교육을 스토리텔링으로 심화시키기 위해 지난 1월 스토리텔링 연수를 실시했다. 스토리텔링의 이해와 실제로 나누어 진행했다. 이해는 이론 중심으로, 실제는 영화, 만화, 소설, 드라마, 오페라, 수업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수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에듀-스토리텔링을 알아보기 위해 국방대학교의 문성암 교수를 초청하였다. 문 교수는 1999년 부산의 모 대학교 전임 교수로 발령이 나서 '재고학' 수강 신청을 받았다고 한다. 145명이나 신청해 강의실이 꽉 찼다고 한다. 영어를 섞어가면서 첫 시간 강의를 신명나게 하였다. 강의 내용에는 시그마와 같은 수학 기호가 들어가 있었다고 한다.

다음 시간에 강의실에 가니 5명만 남아 있었다고 한다. 140명은 수강 취소를 한 것이다. 생존의 위협을 느꼈다고 한다. 2000년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교수들의 평가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학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여러 가지 수업 방식을 사용했다고 한다. 예습과 복습, 매주 퀴즈풀기, 프로젝트 수행, 수업내용 파워포인트 제공하기, 온라인 대화창 만들기, 수업 후 피자먹기, 역할 게임하기 등. 이런 방법들은 모두 일방적인 강의보다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예습과 복습, 퀴즈풀기는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매시간 하다 보니 학생들의 경계대상 1호로 되었다고 한다. 파워포인트는 자료 작성에 많은 시간이 들어갔으며, 온라인 대화창은 너무 번거로웠다고 한다. 피자먹기는 돈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었으며, 역할게임은 교육효과는 매우 좋지만 참여자 수가 제한되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하나의 대안으로 생각했던 것이 스토리텔링이었다고 한다. 자신의 가르칠 내용을 '벤토리'라는 이야기로 만들었다. 효과는 폭발적이었다고 한다. 학생들은 "교수님의 16주 수업보다 스토리텔링 한 권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하였다.

나이가 어릴수록 이야기를 좋아하고 이야기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인지심리학자인 로저 생크, 로버트 아벨슨는 "이야기는 지식 축적의 핵심이며, 중요한 정보는 이야기 형태로 저장된다"고 하였다. 학교 교육도 이제 자유롭고 창의적인 이야기 창작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나아가 모든 수업에 스토리텔링 연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미래 대비 교육이다. 전 세계 1억6천만 권 이상 팔린 농구 만화 '슬램덩크'는 20대 초반의 이노우 다케히코가 만들었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를 오지선다형 문제풀이로 보낸 사람은 이런 스토리텔러가 되지 못한다. 케빈 로버츠는 다음 반세기의 최고 소득자는 바로 스토리텔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원경(대구시교육청 교육과정운영과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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