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원추리, 냉이, 달래, 씀바귀, 돌나물, 보리순….'
요즘 '정직한 가격'과 함께하는 '하나로 봄나들이' 이벤트를 진행 중인 대구 농협달성유통센터 식품점에는 어느샌가 봄 향기가 물씬 풍기고 있다. 늦은 오후시간. 매장에는 주부들이 겨우내 잃었던 가족들의 입맛을 찾아주기 위해 저녁 상에 올릴 봄나물을 이것저것 고르느라 정신이 없다.
◆봄맞이 이벤트 풍성
농협달성유통센터 측은 신선한 제철 채소를 맛보려는 고객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봄나물 모음전'을 기획하는 등 봄나물 판촉이 한창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다 토종 우리 농산물이란 이점 때문인지 장바구니에 봄나물을 가득 담은 주부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하다.
수산물 매장에도 '봄 도다리, 가을 전어', '좌광우도'(두 눈이 왼쪽으로 쏠렸으면 광어, 오른쪽으로 쏠렸으면 도다리)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잘 알려진 '봄 도다리'를 찾기위한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주부 박인자(45'달성군 화원읍) 씨는 "남해 먼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퍼덕퍼덕한 도다리에 한겨울 얼어붙은 땅을 뚫고 나온 해쑥을 함께 넣은 '도다리쑥꾹' 으로 가족들의 봄철 입맛을 돋우기 위해 시장에 나왔다"며 밝은 표정을 짓는다.
특히 유통센터에서는 봄맞이 이벤트로 배추'무'애호박'제주햇감자'한지마늘'열무'배 등 농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할인 대축제와 함께 채소종자와 각종 꽃씨를 선착순 500명에 한해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도 벌이고 있다.
지역의 문화축제인 '비슬산 참꽃 축제'가 열리는 이달 23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일부 매장을 기념행사로 야외 주차장 입구로 옮겨 고객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이 기간 중에는 5만원 이상 구매고객과 미리 배부한 할인권을 소지한 손님들에게 5천원을 깎아주는 행사도 마련했다.
◆40대 이상 주부들이 주 고객층
농협달성유통센터는 산지 농민들과 도시 소비자들을 바로 이어주는 가장 이상적인 농협의 콘셉트를 갖춘 매장이다. 판매되는 전체 상품 가운데 채소와 과일이 22%, 축산물이 13%, 양곡 12%, 수산물 9% 등 농축수산물 매출이 전체의 60%에 이른다. 농축수산물은 신선도가 생명이다. 지역 농민들을 살리고 유통마진을 최대화하기 위해 대부분의 판매 농산물이 지역생산품으로 우선 채워지고, 나머지는 인근 지방에서 충당하게 된다. 특히 신선 농산물의 효과적인 판매는 결국 매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시어머니 제사상을 보러 왔다는 주부 김동순(56'고령군 고령읍) 씨는 "고령읍에서 대구의 칠성시장이나 대형마트를 찾아가기가 너무 멀어 이곳 유통센터를 자주 이용하게 된다"며 "특히 웬만한 제수품은 다 구비돼 있고 가격 또한 저렴한 점이 맘에 든다"고 말했다.
현재 농협달성유통센터는 다른 대형마트와는 달리 가족들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40대 이상 주부들이 주 고객층이다. 제품들도 다양하게 구색을 갖춰 필요한 물건을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주부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이명우 기획총무팀장은 "까다로운 주부고객의 경우 상품을 구매할 때 기대하는 가격과 품질이 제각각 입니다. 하나의 상품만으로는 이를 수용하기가 힘들지요. 품질 등급과 규격을 세분화해 구매에 따른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로클럽 중 영남권 최대규모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 2003년 6월에 개장한 농협달성유통센터는 지난해 말 결산에서 매출액 870억원과 당기순이익 1억3천600만원을 실현해 개장 8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동안 초기시설 및 설비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부담에 짓눌려 해마다 불어나는 만성 적자를 감내하는 과정에서 인력운용의 효율화, 비용절감,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비롯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꾸준히 펴왔다.
또한 지속적인 매장 리뉴얼을 통한 이미지 개선, 고객 편의시설 확충 등이 고객수와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결국 이 같은 노력이 영업이익을 올리고 적자폭을 감소시켜 지난해 흑자 결산을 이끌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농협달성유통센터는 흑'적자와 관계없이 매출액의 0.5%를 지역발전기금으로 달성군에 환원해 왔다. 특히 지난해 흑자결산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30%를 떼내 지역 농업발전기금으로 내놓게 된다.
부지 4만867㎡ 에 연건평 2만1천825㎡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규모로 건립된 농협달성유통센터는 농협하나로클럽 중 영남권에서 최대규모의 매장이다. 대구경북에서 최대 규모(3천㎡)인 식자재매장도 갖추고 있다.
올해 말까지 여유 공간으로 남아 있는 지상 2층에 900㎡ 규모의 신규매장 확대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식자재 매장이 넓어질수록 그만큼 지역 농산물의 유통규모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농협'이라는 이미지를 생각해서 마진은 어느 정도 줄이더라도 저렴한 지역 농산물은 물론 나아가 국내산 농산물의 입지를 확보해 나가자는 차원에서다.
지난 2월 초부터 농협중앙회에서 농업경제기획부 과장, 농산물도매분사 부장, 대구공판장장을 지내는 등 그동안 농협 안팎에서 유통전문가로 통하는 고익환(51) 씨가 농협달성유통센터 사장으로 부임해오면서 전체 매장의 분위기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고익환 사장은 "어떻게 하면 한 번 왔던 고객을 다시 오게 할 수 있을까하고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결론은 서비스와 질 좋은 상품이라고 봅니다. 항상 고객 수준에 맞춰 매장 환경도 수시로 바꿉니다. 특히 직원들의 친절한 근무자세는 고객확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달성·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