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타고 봄나들이] 문양역 실버카페 '나우'

어르신들이 꾸려가는 어르신들의 휴식처

실버카페'나우'에 들어서는 순간, 아! 여기가 유럽의 어느 유명한 카페인가 착각할 정도였다. 머리가 희끗희끗하게 연륜이 묻어나는 어르신들이 말쑥한 차림으로 손님을 맞는다. 오늘은 김상진(63) 매니저와 박희성(68)'권경무(68·여 주임이 근무하고 있다. 눈부실 정도로 하얀 드레스 셔츠에다 나비넥타이로 멋을 냈다.

■60대 이상 직원 모두 바리스타 자격…비스킷 굽고 서빙도 직접 "젊어졌어요"

멋쟁이 노신사들의 서빙을 받으니 색다른 느낌이다. 이들은 모두 전문가로부터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다. 비스킷도 직접 굽는다. 권 주임은 "요즘은 원료 값이 워낙 올라서 비스킷을 구워 팔아도 남는 게 별로 없어 손님들에게 서비스한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실시한 노인창업 모델형 공모전에서 전국 최초로 당선됐다"며 "요즘은 입소문이 나면서 부산 등 노인회에서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 예약과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자랑했다.

박 주임은 "우리가 근무하는 모습을 보고 이곳에서 무료로라도 봉사할 수 있을까? 문의하는 노인들이 많다"며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했다.

문양역 실버문화공간인 '나우'는 지난해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노인 일자리 사업을 위해 공모한 '창업모델형 사업'에 대구도시철도공사, 달성군 및 대구북구시니어클럽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선정됐다. 카페 규모는 103㎡ 정도로 비교적 넓다. 대구북구시니어클럽에서 만 60세 이상 노인들을 취업시켜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15명의 직원이 번갈아 가며 담당하고 있다.

2호선 문양역의 하루 평균 이용 승객수는 2천~3천명 정도다. 경로우대 승객수는 630명(27%) 정도로 노인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실버 카페 나우는 어르신들에게 커피도 할인해 주고 있다. 시중에서 3천~4천원 하는 원두커피를 이곳에서는 1천원 정도면 마실 수 있어 별 부담이 없다.

문양역이 명실공히 '실버타운'으로 정착, 어르신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놀이터로 주목받고 있다, 김 매니저는 "평일은 물론 주말이면 노인뿐 아니라 젊은이, 나들이 가족 등 2천여 명이 몰려오고 있다"며 "등산으로 체력을 다지고 먹을거리도 풍부해 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철도역-이런 곳도 있어요

▶엄마의 체온을 전하는 사랑의 수유방

대구도시철도공사는 2009년 8월 반월당역에 젖먹이 아이들과 엄마들을 위해 수유방을 만들었다. 수유방이 문을 열자마자 시민의 반응이 좋아 2개월 후인 10월 21일 2호선 두류역에도 수유방을 개설했다. 두류역 수유방은 유아동반 고객이 많은 2호선 두류역에 35㎡ 정도의 아담한 공간에 수유할 수 있는 내실과 휴식공간을 갖췄다. 엄마들의 키 높이에 맞게 주문 제작한 기저귀 갈이 대와 대형 아기침대를 비치해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고 있다.

◆도시철도기지에 놀러 가자!

도시철도기지는 출입금지구역이 아니다. 시민을 위해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 3곳의 차량기지에는 견학코스를 마련하고 있다. 견학손님을 위해 열차 내 안전장비 및 소화기 사용실습 체험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체험교육은 편안하고 안전한 도시철도 이용과 열차 이용 중 비상시 대처능력 향상을 위해 ▷열차 이용 질서 ▷안전유의사항 지도 ▷도시철도 안전홍보영상물 시청 ▷비상인터폰 사용방법 실습 ▷비상시 출입문 개폐방법 실습 ▷소화기 사용 체험 등 다양하다.

견학대상은 유치원, 학생, 일반인, 단체 등 제한이 없다. 견학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토·일요일, 공휴일 제외), 40~60분 정도 소요된다. 견학신청 등 문의는 안심차량기지 지원팀(053-640-2632), 월배차량기지 지원팀(640-2512), 문양차량기지 지원팀(640-5613).

안심차량기지사업소에는 풋살경기장과 족구장, 테니스장 등 체육시설도 개방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 이용할 수 있다. 이홍섭기자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