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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백지화 이렇게 본다] 신공항은 '지방미래' 위한 핵심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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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의 발전은 지방의 엄청난 희생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의 유능한 젊은이들 대부분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고 지역의 부(富)도 교육, 의료, 유통, 주택건설, 금융 등 모든 영역에서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다. 지방민들은 사고가 발생하면 생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원자력에너지 생산기지에서부터 지역민 삶의 다양성을 제한하는 각종 보호구역과 그린벨트 규제 등을 감수하면서 묵묵히 살고 있다.

생존기반이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지방 사람들은 늘 지역사회의 존재기반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산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실상이다.

지방에 있으면 대한민국의 실상이 잘 보이지만, 서울에 있으면 대한민국의 허상을 보기 쉽다. 서울'수도권 인사들은 자신들의 주장은 한국을 위한 것으로 간주하고 지방사람들이 하는 주장은 지역 이기주의이거나 부차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 이는 모든 권력과 자원이 집중된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허상이자 착각이다.

이러다 보니 서울'수도권 인사들은 지방의 인적, 물적 자원의 공급이 서울'수도권의 존속기반을 이룬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고 서울'수도권이 가지는 권력과 부가 오늘의 한국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들은 서울'수도권 존재기반에 대한 특별한 고민이 없이 지금의 상황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만약 영호남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를 어떠한 이유로 공급할 수 없게 된다면 서울'수도권이 며칠이나 버틸 수 있을까. 영호남, 충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어떠한 사정으로 공급할 수 없게 된다면 제대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겠는가. 지방의 산과 강에서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를 제공할 수 없다면 지금과 같은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서울'수도권 단체장과 정치인, 서울 언론들이 지방을 잘 아는 것처럼 신공항 무용론을 강변하고 있지만 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정치논리가 아닌 경제논리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지방의 현실에서 볼 때 참으로 한가로운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서울'수도권의 상황과 지방의 상황은 기본적으로 다르다. 서울'수도권은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지만 지방은 서울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지방의 미래를 위해 만들어진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수도권 인사들은 지방의 실상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조차 없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방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갖추어야 할 핵심과제는 인재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지식기반경제시대에는 인재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재경쟁력을 어느 지역이 먼저 확보하느냐가 그 지역 미래의 명암을 좌우하고 있다. 높은 인재경쟁력을 갖춘 지역이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지역이 되는 것이다. 만약, 우리 지역에 각 분야 최고 인재, 세계적인 차세대 브레인, 경쟁력 있는 인재들이 밀집해 살고 있다면 이들과 함께하려는 좋은 기업과 좋은 인재들이 우리 지역으로 몰려올 것이다. 어떠한 비용을 치르고도 이 지역에 들어오려 할 것이다. 땅값, 세금 문제는 이들에게 부차적인 문제일 것이다.

신공항은 바로 인재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본 인프라다. 사람과 물자의 출입이 자유로워야 인재경쟁력을 가진 다른 세계적인 지역과 소통할 수 있다. 지방이 미래를 위해 갖추어야할 선결과제는 항공접근성을 확보해야 하고 이는 지역발전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우리가 바라는 신공항 건설은 세계로, 미래로 가는 희망플랫폼이지만, 정부가 제안하는 KTX 확충은 지역의 모든 것을 서울수도권에 바치는 절망플랫폼이다.

신공항은 주권을 가진 지역민들의 자기결단이며 이를 요구하는 것은 지역민의 사회적 기본권이라 할 수 있다. 지역의 미래에 대한 결단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이 하는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는 이를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역민의 자기결단을 무시한 대통령과 정부, 한나라당 지도부에는 총선과 대선을 통해 확실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지방분권적인 지역발전전략을 세워나가야 한다. 정부가 주도하는 지역발전정책에 따라,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 해서는 우리 지역이 2류, 3류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10년 안에 지역발전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면 지역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지역공동체 존속의 위기에 내몰릴지도 모른다. 동남권 신공항은 살아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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