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당 '공천=당선' 대구경북도 안심못한다

신공항 무산 反한나라 정서 확산…내년 총선 기상도 '안갯속'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텃밭으로 알려졌던 강원도와 경기도 성남 분당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함에 따라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한나라당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에서 치러진 기초의원 보궐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이 승리는 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함에 따라 내년 총선에서 이전 같은 한나라당의 압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4·27 재보선 직후 지역 정치권의 반응은 한마디로 '이대로 가다간 다 망한다'이다. '천당 아래 분당'이라며 한나라당 텃밭임을 자만했던 분당을에서 당 대표까지 지낸 후보가 패하고, 대한민국 대표 앵커 출신 후보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간접 지원 사격에도 민심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함께 치러진 대구'경북의 기초의원 선거에서 4개 선거구 중 2개 선거구에서 야당과 무소속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위협하며 막판까지 초접전을 벌여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이를 지켜본 지역민들 사이에 '우리 지역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한나라당 심판론이 자연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TK 전 지역민이 2년여간 공을 들였던 동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가 좌절되면서 '정치권의 무기력'을 지적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공천=당선'이라는 안이함으로 지역 챙기기보다 생명줄 연장에만 공을 들인다는 비판이다.

지역 정치권이 국회직과 당직을 수도권과 PK(부산경남)에 내주면서 무력해졌고, 여론에 무감각했으며, 지역 내 여야(與野)라는 선의의 경쟁이 없어 정치가 생명력을 잃고 무미건조했다는 지적이다. 무산된 신공항, 지지부진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 실속 없는 첨단의료복합단지에다 발전을 기약하지 못하는 혁신도시까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지역민들 사이에 변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김해을에서 당선되면서 "PK의 전략적 사고를 닮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된 김두관 지사가 이미 야권의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번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원내 진입으로 두 사람은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는 것이다. 지역에서는 "PK의 정치구도를 보면 여야가 절묘하게 균형추를 이루고 있어 경쟁과 상생을 할 수 있어졌고, 여야가 함께 있어 필요 현안에 대해 충분한 소통이 가능하다"며 "PK를 닮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내놓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지지 성향이 강했던 강원도가 지난 6'2지방선거와 이번 재보선에서 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것도 지역의 반(反)'비(非)한나라당 정서에 힘을 싣고 있다. 영남권과 교류가 많아 한나라당 텃밭이라고 여겨온 강원도 동해 속초 등 영동지역에서도 한나라당이 크게 패했기 때문이다.

대구 한 국회의원은 재보선 결과 직후 "변화하지 않으면 다 죽는다. 이참에 대구도 확 변해야 하는데 또 자기 살길만 찾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