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릉서 간도 간 정옥분 할머니 72년만의 귀향

일제강점기 이주 "평생 소원 고향 가는 것"…인터넷 사이트 청원

고향 울릉도 방문을 손꼽아 기다리는 정옥분 할머니.
고향 울릉도 방문을 손꼽아 기다리는 정옥분 할머니.

울릉군 북면 나리마을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인 1939년 생활이 어려워 아버지를 따라 중국 간도로 이주했던 정옥분(88) 할머니가 내달 고향 울릉도 땅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정 할머니의 72년 만의 귀향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사)동북아평화연대, (사)푸른울릉'독도가꾸기회 등 시민단체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1923년 3월 울릉군 북면 나리 홍문동에서 태어난 정 할머니는 16세 때 아버지를 따라 간도로 이주, 현재 두만강 건너 연변 화룡시(두만강을 건너간 중국 동포들이 처음 세운 마을)에 살고 있다.

고향 울릉도를 방문하기 위해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청원서를 낸 정 할머니는 "평생 소원이 고향에 한 번 가고 싶은 것이지만 나이 때문에 다 틀렸다"면서도 아직 옛집 주소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향을 찾고 싶은 정 할머니의 간절한 소식을 접한 (사)동북아평화연대는 최근 할머니의 고향방문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인터넷 포털사이트(다음)에 모금 청원운동에 나서 지금까지 모금 청원 요건인 500명을 넘어서 현재 심사에 들어갔다.

(사)동북아평화연대는 "일제강점기 때 나라를 빼앗기고 가난과 배고픔에 70여년간 고향 울릉도를 그리며 이국땅에서 살아온 정 할머니의 소원이 이뤄질 수 있길 바란다"며 "오는 6월 정 할머니의 손을 잡고 고향 울릉도를 찾은 뒤 독도 방문도 생각하고 있다. 정 할머니의 고향방문은 간도에서 울릉'독도로 이어지는 역사의 재조명이 될 것"라고 말했다.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김윤배(포항공대 박사과정) 씨는 "500명 이상의 서명을 완료해 현재 다음에서 심사 중이며 2, 3일 안으로 모금운동이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할머니 가족은 당시 만주로 이주했지만 이국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광복이 된 뒤에도 가정형편과 여건이 어려워 한 번도 고향에 돌아오지 못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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