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줄넘기, 한복, 자동차, 수첩. 깡통차기 게임놀이, 블럭, 어린용 책상과 의자….
어린이날을 앞두고 다양한 장난감과 생활용품들이 필요한 이웃에게 저렴하게 파는 벼룩시장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3일 화창한 주말 오후 대구시 북구 구암동 칠곡5단지 부영아파트 만남의 광장. 20여 개의 돗자리 매장에는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이나 옷 등이 수북이 쌓여 있고, 어린이가 직접 물건을 팔며 계산을 하고 있었다. 매장마다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서로 웃으면서 흥정하는 장면들이 정겹기만 하다.
부영아파트 여성회는 매년 5월이면 경로당 등 어르신을 위한 행사는 많지만 어린이를 위한 아파트 행사가 없는 점에 착안해 어린이들에게 경제체험 기회를 주고 주민과 함께 정 나누기 행사를 위해 작년부터 벼룩시장을 열고 있는 것.
각종 장난감에 선글라스, 옷 등 50여 품목을 가지고 나온 신혜원(대구 운암초교 4년) 양은 "처음엔 조금 부끄러웠는데 직접 물건을 팔면서 돈도 받을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오늘 판 돈을 저금해 가족끼리 여행을 가겠다"며 생글생글 웃었다.
정근희 여성회장은 "가족과 함께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해 경제관념도 넓히고 모르는 이웃들과 인사도 나누며 소통할 수 있어 모두가 만족해 한다"며 아파트를 위해 묵묵히 봉사해오는 30여 명의 여성회원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날 여성회는 벼룩시장을 찾은 주민과 어린이들을 위한 한지공예와 가면만들기. 손도장찍기 등 체험 마당과 먹을거리를 무료 제공하며 영화상영도 가져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함께 벼룩시장 매장에 참여한 박미영 씨는 "집안에 쌓아 두었던 물건들을 이웃과 나눌 수 있어 기쁘고 아들과 함께 참여하니 더욱 뜻깊고 뿌듯하다"며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행사는 비록 인도 블록에 돗자리를 깔고 물건을 전시'판매하는 조그마한 벼룩시장이었지만 이웃 간의 마음을 여는 새로운 아파트 축제가 되었다.
글·사진 권오섭 시민기자 newsman114@naver.com
멘토: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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