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협, 경제위기 대응체제 구축 중요" 농협법 개정 주도, 김재수 차관의 조언

지난 3월 정부 입법으로 추진된 농협법개정안은 김재수 농림부 제1차관의 주도하게 처리됐다. 농협법개정안 처리의 주역으로부터 앞으로 바람직한 농협의 변화상에 대한 조언을 들어본다.

최근 농협의 전산시스템 장애로 인해 농어업인은 물론 많은 국민들에게 우려를 끼친 바 있다. 기상이변이나 재해에 대한 위기대응 못지 않게 금융이나 경제 위기에 대응체제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농어업분야도 위기에 대응해 많은 대책을 추진 중이다. 그 하나가 농협법 개정이다. 지난 50년간 농협중앙회의 주요사업은 신용사업과 공제사업이었다. 이 사업을 통해 농업인이나 조합 등 농업부문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고 농업인의 복지를 향상시키며 교육과 지원 등을 통해 협동조합으로서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 위주의 사업운영은 많은 비판에 직면했다. 수익사업을 위한 신용업무에 너무 치중하고 유통'판매 등 경제사업과 교육'지도 등의 업무에 소홀하다는 비판이었다. 그래서 1990년대 중반부터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 문제가 농업계의 핵심과제로 대두됐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농업 금융도 제대로 된 대응체제를 갖춰야 한다. 특히 금융시장은 겸업화, 대형화,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50년 전의 사업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수는 없다.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금융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필수적이다. 농협을 제외한 5대 시중은행이 이미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으며 지방은행인 부산은행도 3월 도입했다. 금융지주회사는 금융소비자를 위한 원스톱 서비스 제공, 사업부문간 시너지 효과 창출 등에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금융환경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농협 수익센터로서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농협금융지주회사 설립은 환영할만 하다. 중앙회로부터 분리되는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과 기존의 금융자회사인 NH투자증권, NH캐피탈, NH투자선물, NH-CA자산운용을 편입해 농협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중앙회 신용사업 부문은 자산규모 200조 규모의 국내 5위 수준의 은행으로, 2010년 말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농림수산부문 대출금 15조1천억원 중 76% 수준인 12조3천억원을 공급하는 농업부문 전문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비슷한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타 시중은행과는 달리 농협은행이 농업금융에 특화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과 글로벌 금융회사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농협 공제사업도 현재 자산규모 34조2천만원으로 생명보험업계 4위 수준이다. 일반보험 상품은 물론 농업인을 위해 일반보험사가 취급하지 않는 농'임업인안전보험과 농기계종합보험을 취급하고 있다. 공제사업이 보험업으로 전환되면 농업인에게 보다 다양한 보험상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되고 타 민간보험사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금융소비자의 선택 기회를 넓힐 것이다.

새로운 농협금융체제는 기존 농협 체제의 한계를 넘어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여 글로벌시대에 농업부문 전문 금융회사로 성장, 국가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