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푸드 & 웰빙] 차돌박이 소면볶음과 오이소박이

차돌박이와 국수 환상 궁합…일품요리 재탄생

이탈리아 음식에서 소스의 대표주자로 토마토 소스를 꼽는다면 우리나라 음식에서는 단연 불고기 소스를 꼽을 수 있다. 달콤하면서도 간간한 맛이 일품이어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맛이다. 이 때문에 피자와 햄버거 등 외국 음식의 한국화에도 빠지지 않고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것이 불고기 양념이다.

이 불고기 소스에 소면을 버무리면 늘 먹던 국수 요리와는 조금 차별화된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더구나 국수에 차돌박이를 곁들이면 손님 접대상에 내놔도 좋을 만한 일품요리가 된다.

차돌박이는 소의 가슴에서 배 아래쪽에 이르는 양지머리에 붙은 황백색의 단단하고 기름진 고기를 말한다. 하얀 지방질이 차돌처럼 박혀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빛이 희고 단단하며 고소한 맛이 특징인데 지방과 함께 얇게 썬 차돌박이는 구울 때 불판에 닿자마자 바로 익기 때문에 곧바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통 구이나 샤브샤브, 편육 등으로 많이 먹지만 면 요리에 곁들이는 용도로도 자주 애용된다.

오이소박이는 서양의 피클에 비견될 만한 우리식 곁들임 요리다. 피클보다 오히려 시원하고 아삭한 맛이 일품. 더구나 5월부터 7월 말까지가 제철이어서 지금부터 여름 내내 즐길 수 있는 반찬이다. 간혹 오이에서 쓴맛이 나기도 하는데 이것은 오이 속에 함유된 큐커바이타신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보통 쓴맛이 난다는 이유로 요리할 때 오이 꼭지 부분을 잘라 버리지만 이 부분에 들어 있는 큐커바이타신 성분은 항암효과 등 건강에 이로우니 되도록이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오이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비료로 질소를 많이 주거나 이상저온 또는 이상고온으로 발육이 불완전하면 쓴맛이 난다. 큐커바이타신은 오이가 익을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어린 오이를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수단으로 보기도 한다.

오이는 열량이 낮고 포만감이 높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가 있다. 또 오이 속에 함유된 칼륨은 체내 노폐물과 중금속을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요즘, 오이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차돌박이 소면볶음

▷재료: 차돌박이 100g, 소면 200g, 표고버섯 3개, 미나리 100g, 애호박 1/2개, 고추기름, 진간장, 설탕, 파, 마늘, 후추, 참기름, 들기름

▷만들기

1. 차돌박이는 진간장 1큰술, 설탕 1큰술, 다진파 1큰술, 다진마늘 1/2큰술, 참기름 1/2큰술, 깨소금 1/2큰술, 매실청 1/2큰술, 후추 약간으로 양념한다.

2. 표고버섯은 편 썰고 호박은 씨부분을 없애고 편 썬다.

3. 미나리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어 데친 뒤 식혀서 잘라둔다. 소면은 끓는 물에 소금 약간을 넣어 삶는데 끓어 넘치려고 하면 찬물을 1/2컵 넣어 준다. 다시 끓어 오르면 찬물에 헹군다. 물기를 빼고 들기름 1큰술에 무쳐둔다.

4. 진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참기름 1큰술을 넣어 소스를 만든다.

5. 프라이팬에 고추기름 2큰술을 넣고 차돌박이를 볶다가 표고 호박을 넣어 볶는다. 국수를 넣고 미나리를 넣고 소스를 넣고 볶는다.

◆오이소박이

▷재료: 조선오이 4~5개, 부추 60~70g

▷오이 손질

1. 중간크기의 조선오이를 준비해서 양끝을 조금 잘라내고 통째로 칼집을 낸다.

2. 물 5컵에 굵은 소금 1/2컵을 넣어서 소금물을 끓인 뒤 뜨거울 때 오이에 부어 1시간 정도 절인다.

3. 한 번 씻고 무거운 것으로 눌러 물기를 빼고 마른 천으로 닦는다.

▷속 양념

4. 부추는 1㎝ 크기로 썬다.

5. 고춧가루 1/3컵, 멸치젓 25㏄, 매실액 1작은술, 꽃소금 2/3작은술, 마늘 1/2큰술, 생강 1/2작은술, 설탕 1/2큰술(그린스위트 1/2작은술), 찹쌀풀 1/4컵

6. 양념에 부추를 넣어 버무려 절인 오이 속에 넣어 통에 담는다.

##재미있는 음식이야기-'장수음식' 국수

한국에서는 결혼을 앞둔 미혼 남녀에게 "국수는 언제 먹게 해줄래?"라고 흔히 묻는다. 결혼식은 언제 하냐는 물음이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식이나 생일잔치, 환갑잔치 등이 있을 때 손님에게 국수를 대접한 데서 유래한 표현일 것이다. 이것은 가장 흔히 먹는 국수의 이름이 '잔치국수'인 것과 같은 이유다. 삶아 건진 국수사리에 고명을 얹고 멸치장국을 부어 만든 잔치국수는 '잔치 때 먹는 음식'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잔치 때 국수를 먹는 풍습이 생겨난 것은 국수가 장수를 상징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일날과 환갑날에는 국수 가락처럼 오래 살게 해달라고 빌면서 국수를 먹었다. 그럼 결혼식에는 왜 국수를 먹었을까? 이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다. 부부가 길고 긴 세월 동안 해로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국수를 먹었다고 한다.

이처럼 옛날부터 사람들은 국수를 먹으면 오래 살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이런 풍속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똑같다고 한다. 음식문화평론가 윤덕노 씨는 '장모님은 왜 씨암탉을 잡아주실까'라는 제목의 책에서 "지금도 중국인들은 생일날 국수를 먹으며 장수를 축원하고, 일본인들도 소면을 먹으며 오래 살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하지만 사실 국수의 긴 면발 때문에 국수를 먹으면 장수한다는 믿음이 유래했다는 것은 조금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다. 윤 씨는 "동양 삼국 사람들이 그렇게 단순한 사람이었을 것 같지는 않다"며 이런 일반적인 장수설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국수 면발이 길어지는 시기가 당나라 무렵인데 국수와 장수의 관계는 기다란 국수가락이 갖는 상징성보다는 국수가락이 길어지면서 생기는 식품의 영양학적 가치에서 과학적 근거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밀을 재배해서 국수로 만들어 먹기까지는 역사적으로 오랜 세월이 걸렸다. 밀의 재배에서부터 이를 도정하고, 빻아서 길다란 국수의 형태를 갖추도록 하는 데는 수백 번 기술의 진화를 거듭해야 했을 것이다. 시간으로만도 무려 5천 년이 걸렸다.

저자는 "거칠고 험한 음식을 먹던 사람들이 고운 밀가루로 소화도 잘되고 영양도 풍부한 국수를 만들어 먹기 시작하면서 수명도 그만큼 늘어났다"며 "최소한 당나라 때 사람들은 고운 밀가루로 뽑은 국수를 보면서 국수를 먹으면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도움말'김다미 요리전문가(대백프라자 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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