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괘씸죄와 들킨 죄

최근 법조계 우스갯소리 중에'들킨 죄'가 유행이다. 누구나가 저지르는 죄인데 들통나는 바람에 처벌받게 된 경우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억울하게 또는 재수가 없어서 자기만 당했다는 범죄자의 자기변명이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되어 있다. 사회 전반에 법집행 불신풍조가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법을 지키는 사람은 반드시 혜택을 보며 법을 어기는 사람은 반드시 불이익을 받는다는 원칙이 확립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사회의 구성원들이 법질서를 얼마나 잘 지키는지 여부는 그 사회의 국민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사회의 법질서 준수 정도는 국민 전체의 관점에서 예사로 넘길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국가는 법질서 준수 수준의 제고를 통해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국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법질서 확립은 법의 지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 이 둘은 마치 동전의 앞뒷면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그 사회가 인정한 법질서가 준수되고 확립되어야 비로소 법의 지배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법질서의 확립은 '법의 지배'를 구체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법질서가 확립되기 위해서는 우선, 국민들이 준수해야 할 법질서가 정당해야 하고, 기본권이나 인권 보장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사회구성원들이 해당 법질서 준수를 통해 정의가 실현된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처럼 사회지도층이 높은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법집행에서만이라도 사회지도층의 특권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인정하는 사회분위기가 하루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

이정열(대구 남부경찰서 경비교통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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