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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자 읽기]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소래섭 지음/웅진지식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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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저자는 우연찮게 1930년대 지식인들이 '명랑'이라는 단어에 깊이 천착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저자도 '명랑'이라는 단어의 시원을 따라가게 된다. 이 책은 1930년대 갑작스럽게 명랑이라는 말이 광범위하게 유통된 까닭을 살펴본 기록이다.

명랑이 유행하게 된 것은 조선총독부의 '감정 정치' 때문이다. 지금 '명랑'은 유쾌하고 활발한 감정이나 밝은 상태를 가리키지만, 1930년대에는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됐다. 1930년대 경성은 근대적 도시 규모로 커지게 되고, 여러 가지 도시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보건, 위생, 치안 등 속출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선총독부는 '도시 명랑화'라는 명분을 내걸었다. 도시 명랑화는 도시인의 교양, 위생 등을 위한 시설을 갖추는 일과 도시 문화의 향상과 증진에 방해되는 것들을 퇴치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이 당시 '명랑'의 반대말은 '불결, 불량, 범죄'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한편 1980년의 '명랑'은 정권에 저항하는 불순분자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명랑화'라는 말이 생기고 '명랑화 운동'도 벌어졌다. 지금의 '명랑'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990년대 이후다. 한 단어가 사회적으로 뜻과 의미가 달라지고, 단어가 사회'정치적 의도로 사용되는 독특한 지표로 나타나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다. 296쪽, 1만3천800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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