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하수 검사 결과 왜 '쉬쉬' 하나

환경부 경상북도 21일 물 채취하고도 다이옥신 검출 여부 발표않아 억측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 1문 초소 건너편에 시민사회단체가 설치한 고엽제 관련 플랜카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정운철 기자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 1문 초소 건너편에 시민사회단체가 설치한 고엽제 관련 플랜카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정운철 기자

환경부와 경상북도 등이 칠곡군 왜관읍 캠프 캐럴 고엽제 매립 의혹이 불거진 이후 미군기지 안팎의 수질을 분석한 뒤에도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미군기지 주변의 수질과 토양 등 환경오염 여부에 대해 미군 측 발표와 자료에만 의존하는 바람에 현재 캠프 캐럴의 전 미군 근무자가 폭로한 고엽제가 현재 캠프 캐럴 기지 내 어디에 묻혀 있는지, 밖으로 유출됐는지 여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경상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이달 21일 캠프 캐럴 인근 지하수 4곳의 물을 채취해 수질기준 57개 항목에 대해 검사를 벌였으며, 다음날인 22일 캠프 캐럴 인근 지하수 3곳의 물을 채취해 포스텍에 다이옥신 검사를 의뢰했다.

포스텍 A교수팀 관계자는 27일 "지하수 3곳 중 1곳에서 미량의 다이옥신이 발견된 것으로 알지만, 고엽제 관련 여부 및 다른 지하수와의 비교분석 등을 위해 2차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도 "26일 포스텍으로부터 검사결과를 통보받았지만, 미군과의 관계를 우려한 중앙부처의 요구로 정확한 수치 등 검사결과를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또 21일 채취한 수질기준 57개 항목에 대한 검사결과도 26일 나왔으나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다이옥신 검출 여부 등에 대한 결과를 SOFA 환경분과위원회에 제출해 국무총리실 산하 국가대응 T/F와 협의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다이옥신 함유량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 아니냐, 미군 측 눈치를 보거나 주민 불안감 확산을 우려해 발표를 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전직 미군이 폭로한 고엽제 매립 의혹과 관련해 정부와 자치단체가 미군 측 발표에만 의존해 고엽제의 현재 매립 위치와 환경오염 정도에 대해 혼선을 빚어 주민 불안감만 증폭시키고 있다.

경북도와 칠곡군 일부 관계자는 "미군이 베트남전을 겨냥해 고엽제를 1960년대에 캠프 캐럴로 들여온 뒤 상당수를 직접 전쟁에 사용하고, 매립된 나머지 드럼통을 70년대 말과 80년에 캐내 밖으로 유출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들은 "고엽제를 비롯한 화학물질을 미군 측이 매립했다가 외부로 유출했다는 D구역 외에도 2, 3곳에 더 묻혀 있다, 미군이 70년대 말 한국 내 미군기지에 있는 화학물질을 빼내 외국의 국지전에 사용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하는 등 온갖 억측이 나돌고 있다.

주민들은 "지하 관정에 대한 수질검사 결과를 한치의 오차 없이 주민들에게 낱낱이 밝히는 등 원천적인 문제부터 투명하게 해결해나가야 한다"며 "만약에 쉬쉬하고 사실을 왜곡할 경우 향후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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