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규칙이 확정됐다. '박근혜 전 대표의 뜻대로' 되었다.
전당대회에 참석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당원의 범위를 현행 1만여 명에서 21만 명(청년선거인단 1만 명 포함)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 조항 말고는 현행대로 당권과 대권은 분리(대선 출마 1년 6개월 전 당직 사퇴)하고 대표최고위원은 최고위원 후보들 가운데 최다득표자가 맡기로 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하루 종일 진행된 마라톤회의 끝에 이 같은 내용의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다.
정의화 비대위원장은 "핫이슈였던 당권'대권 분리문제, 대표'최고위원 선출문제와 관련해 8차례에 걸쳐 치열한 논의를 벌였으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비대위원들이 저에게 결정 권한을 위임해 주셨고 저는 합의가 안 된 사안에 대해서는 현행 유지를 선택했다"며 "세부적인 사항은 당헌'당규 소위원회에서 논의를 해서 전체회의에 가지고 오면 결정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날 확정된 경선규칙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가 웃을 수 있는 결정이긴 하지만 전당대회가 2부리그로 치러지는 부담도 있다'고 평가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상임위원회에 출석하면서 "한나라당 당헌은 수개월 동안 57차례의 공청회를 거쳐 만들어진 것으로 당헌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만한 분은 다 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경선규칙 현행 유지' 의사를 재차 강조했고 박 전 대표의 의중은 비대위에서 최종 관철됐다.
전당대회 참석 당원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친이계가 주를 이루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 및 당원협의회위원장의 입김이 줄어들게 됐으며 당 대표와 최고위원 동시 선출로 당 대표로 권한이 집중되는 상황도 막았다. 당 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될 경우 차기 대권주자 결정 과정에서 대권주자가 당 대표에게 휘둘리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친박진영에서는 이 같은 해석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될 당시와 똑같은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권과 대권이 분리되면서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가 우려했던 대로 내달 열릴 전당대회가 '2부리그'로 치러질 위기를 맞았다. 실제로 당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각 계파 수장들이 대권 쪽으로 진로를 잡을 경우 이번 전당대회가 '대주주'들의 대리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너들은 뒤로 물러나고 대리인 내지 2진급 인사가 당의 얼굴로 나서는 것이다. 총선과 대선 국면을 앞두고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당내 소장파 및 쇄신그룹에서 대거 당지도부를 배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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