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푸드 & 웰빙] 조기찌개

풍부한 단백질'비타민'칼슘 '영양 만점'

만물이 생동하는 봄, 조기가 온 바다를 뒤덮으며 몰려오면 바다는 울음을 운다. 조기가 부레를 수축시켰다 펴는 소리가 마치 울음소리처럼 들리는 것. 다산 정약용은 '자산어보'에서 이 소리를 일컬어 "우레처럼 은은하게 서울까지 들려오면 만인이 입맛을 다신다"고 표현했다.

조기는 민어과에 속하는 생선으로 석수어 또는 석어라고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180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연해에는 11종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흔하고 맛이 있는 것은 노란색이 도는 참조기.

조기는 풍부한 단백질과 비타민, 칼슘 등의 성분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발육과 원기회복에 효과적인 음식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조기는 맛이 달고 위장 기능을 도와주며, 헛배가 부르면서 갑자기 설사하는 것을 다스려주고, 소화작용이 뛰어나다"고 했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배탈이나 소화불량 등의 증세에 조기를 끓여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굴비는 해풍에 건조되는 과정에서 영양가가 한층 높아진다. 무기질과 타우린, 글루탐산 등의 함량은 증가하는 반면 비린내는 적어지는 것.

조기는 봄철부터 시작해 5~6월까지를 제철로 친다. 우리나라 조기 어장의 산란기는 흑산도 근해의 경우 2~3월경, 연평도 근해의 경우 4~5월, 철산대지도 근해의 경우 6월경으로 알려져 있다. 참조기는 음력 4월인 5~6월경이 가장 좋으며 흑산도 앞바다에서 잡히고 알이 알맞게 밴 것이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김다미 요리전문가는 "봄철에는 조기찌개를 할 때 조기의 센 기운을 중화하도록 햇고사리를 넣어 요리하면 더욱 맛이 좋다"고 조언했다.

조기를 고를 때 배쪽은 선명한 황금색을 띠고, 꼬리길이가 짧고 두툼한 것을 선택한다. 국내산 조기의 경우 등쪽은 등황색을 띠며 수입산보다 크기가 작고 흑색의 가는 띠무늬가 있다. 또한 지느러미가 등황색인 것이 좋다. 수입산은 국내산보다 대체로 크며 지느러미가 회갈색을 띠는 특징이 있으므로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

◆조기찌개

▷재료: 조기 3, 4마리, 고사리 100g, 호박 5㎝, 양파 1/2개, 대파 1/2대, 청양고추 1개, 다시마 맛국물 500㏄

▷양념장: 다진마늘 1/2큰술, 국간장 1큰술, 고춧가루 1.5큰술, 참기름 1/2작은술, 후추, 생강술 1큰술, 육수 2큰술

▷만들기

①조기는 비늘을 긁고 아가미를 떼어내고 깨끗이 씻어 물기를 없앤 후 두툼한 살쪽에 칼집을 넣는다. 먹기 편하게 하기 위해 반을 잘라도 괜찮다. 물기 뺀 조기에 소금 1/3작은술을 뿌려둔다.(만약 굴비를 사용할 경우에는 쌀뜨물에 10분 담갔다가 조리한다.) ②고사리는 딱딱한 부분을 잘라내고 5㎝ 길이로 자른다. ③호박은 1㎝ 두께로 반달모양으로 썰고, 양파는 채 썬다. 고추와 대파는 어슷썰기로 손질해둔다. ④재료를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⑤양념장 절반을 넣어 고사리를 무친다. ⑥냄비에 육수를 붓고 고사리를 넣고 끓기 시작하면 조기, 호박, 양념을 넣어 조기맛이 충분히 우러날 때까지 끓인다. 어슷썰어둔 파와 고추, 마늘 1/2큰술을 넣는다. 국물이 싱거우면 소금간을 한다.

◆총각김치

▷재료: 총각무 2단(2.5㎏ 정도), 천일염 1컵, 감미료 2큰술, 물 10컵, 멸치다시마 육수 3컵, 찹쌀가루 3큰술

▷양념: 고춧가루(고운 것과 섞어서) 1컵, 새우젓 150g, 마늘 50g, 생강 10g, 매실액 75㏄, 새우가루 1큰술, 소금

▷만들기

①총각무는 무청 겉대를 떼고 무청을 떼어낸 부분은 깔끔하게 도려내 손질한다. 껍질은 벗기지 않고 상한 부분만 조금씩 칼로 도려내 다듬은 뒤 솔로 말끔하게 문질러 씻는다. ②4~6등분한다. ③절임물에 무를 1시간 절인다. 중간에 뒤집은 뒤 무청도 30분 정도 절인다. 잘 절여졌으면 1, 2번 헹궈 건진다. ④찹쌀풀을 쑨다. ⑤마늘과 생강, 새우젓을 풀물과 같이 갈아준다. ⑥고춧가루를 넣어 불리고, 새우가루 1큰술과 매실액을 넣고 간을 본다. ⑦총각무를 서로 엉기지 않도록 고루 잡아 똬리를 틀어 묶어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는다. 무청(비닐) 겉잎으로 덮는다.

##재미있는 음식이야기-감자탕

대구 날씨가 본격적인 초여름으로 접어들었다 싶더니 며칠 비가 내려 선선한 기운이 또다시 몸을 감싼다. 이럴 땐 얼큰하면서도 뜨끈한 국물 생각이 간절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그 중 요즘 가장 흔히 즐길 수 있는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 음식으로 감자탕을 꼽을 수 있겠다. 국물맛도 맛이지만 푹 삶아 연해진 돼지등뼈를 손으로 우두둑 갈라가면서 뼈에 붙어 있는 고기 살점을 발라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감자탕은 19세기 말 인천항의 개항과 함께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노동자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라고 한다. 커다란 솥에 돼지등뼈와 시래기를 넣고 얼큰한 양념을 넣은 것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다. 그 기원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돼지 사육으로 명성이 높았던 현재 전라도 지역에서 농사일에 큰 일꾼이 되는 소 대신 돼지를 잡아 그 뼈를 우려낸 물로 음식을 만들어 뼈가 약한 노약자나 환자들에게 먹인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설이다.

감자탕의 '감자'는 돼지 등뼈 사이에 든 척수를 일컫는 말이다. 뼈와 뼈 사이에 물렁뼈처럼 보이는 노란 힘줄 같은 것이 붙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등골 빼먹는다'고 할 때 그 등골로, 다른 말로는 감자라고 부르는 것.

사실 처음 감자탕이 만들어질 때는 감자(potato)는 들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감자탕에서 감자는 빼놓을 수 없는 재료가 됐다. 이것은 "감자탕에 왜 감자가 하나도 없느냐?"고 항의하는 손님들이 많다 보니 일일이 설명하기도 귀찮아 아예 상인들이 감자를 넣어 팔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외국에서는 먹지 않는 가축의 부산물로 만들어진 음식이지만 사실 뼈 사이에 붙은 살이 먹기 좋고 맛이 훨씬 좋다고 한다. 돼지등뼈에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 B1 등이 풍부해 어린이들의 성장기 발육에 큰 도움이 되며, 남성들에겐 스태미나 음식으로, 여성들에겐 저칼로리 다이어트 음식으로, 노인들에겐 노화방지 및 골다공증 예방 음식으로 효과적이라고 한다.

감자탕을 먹을 때 뼈에 살이 많이 붙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반길 일만은 아니다. 이것은 수입 돼지뼈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산의 경우 칼로 일일이 살을 발라내는 곳이 많기 때문에 살코기가 적지만 구수한 맛이 더 난다고 한다.

한윤조기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도움말'김다미 요리전문가(대백프라자 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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