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두 자녀와 나들이 나섰다 날벼락…남편 망연자실

숨진 J씨 가족 표정

"엄마, 엄마는 어디 있어요?"

5일 관광버스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은 J(41'여'경산시 정평동) 씨의 빈소가 차려진 대구 수성구의 한 장례식장에는 가족들이 망연자실한 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모처럼 연휴를 맞아 떠난 가족나들이에서 J씨는 두 아이를 남겨둔 채 하늘나라로 갔다. 평소에는 늘 온 가족이 함께했지만 이번 여행에는 남편이 바빠 함께 떠나지 못했다고 했다. 아내의 영정 앞에 앉은 남편은 한마디 말도 없이 눈물만 쏟아냈다.

두 아이는 계속 세상을 떠난 엄마를 찾고 있었다. 한순간에 벌어진 사고는 한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놨다. 가벼운 찰과상만 입은 초등학교 5학년과 3학년인 어린 남매는 아직 엄마의 죽음을 믿지 못하고 있다. J씨는 두 아이와 함께 어촌체험 관광을 떠났다가 혼자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게 됐다.

"손맛이 좋아 요리를 아주 잘했어요. 손님들이 갑자기 들이닥쳐도 금세 맛있는 음식을 내오곤 했죠. 나중에 식당을 하나 차리고 싶다했는데…."

가족들은 J씨가 평소에도 일과 가정을 함께 챙기면서도 늘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고 했다.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J씨는 평일에는 직장에 열심이었지만 주말만은 가족들과 늘 시간을 함께하며 자주 나들이를 갔다고 했다.

성격도 쾌활하고 원만해 주변에 늘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가족들은 끔찍했던 사고 현장을 아이들이 지켜본 것이 마음에 걸린다. "어린 마음에 얼마나 놀랐겠어요. 엄마의 마지막 모습이 계속 기억에 남는지 계속 엄마를 찾으며 울어요. 빨리 아이들이 회복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숨진 J씨의 시동생 최모(38) 씨는 "관광버스 사고는 남의 일인줄 알았는데 실제 겪어보니 정말 안타깝다. 버스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 한 가정이 불행에 빠지거나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눈물만 훔쳤다.

백경열기자 b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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