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프리미엄이 붙었네요.'
대구 주택시장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쳤던 '분양권 프리미엄'이 되살아나고 있다.
미분양 가구 수가 1만 가구에 이르고 있지만 지난해 이후 분양한 일부 단지에서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소액'이지만 프리미엄이 붙어 분양권 전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
건설사 관계자들은 "공급 과잉으로 대구 주택시장이 침체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로는 계약자들이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권을 파는 '역프리미엄'이 형성돼 왔다"며 "일부 단지에 제한되지만 5년 만에 프리미엄이 부활한 셈"이라고 말했다.
◆5년 만에 살아난 분양권 프리미엄
지난해 10월 분양한 대구 달서구 AK그랑폴리스 단지 전용면적 60㎡(24평)~85㎡(33평) 아파트의 경우 500만원에서 1천만원 사이에서 분양권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전체 규모가 1천881가구인 이 단지는 현재 계약률이 80%에 이르며 중소형은 계약이 완료된 상태. 24평형 분양가는 1억7천400만원, 33평은 2억3천900만원이며 발코니 무료 확장에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내걸고 있다.
분양을 맡고 있는 내외주건 정연식 상무는 "지난해 겨울부터 조금씩 프리미엄이 붙어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요즘 들어서는 한 달에 20~30건 정도 거래가 되고 있으며 로열층은 최고 1천만원까지 전매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분양한 달서구 대곡역 화성파크 단지도 비슷한 가격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지난달 분양한 일부 단지에서도 계약과 함께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
화성산업이 분양한 수성구 범어숲 파크드림 단지의 경우 이달 초 오피스텔 계약과 함께 300만~500만원에서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소형인 오피스텔은 청약 경쟁률이 50대 1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며 "30평대 아파트도 남향 로열층에서는 분양권 전매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는 이달 초 청약에서 2.6대1의 경쟁률을 보인 수성못 코오롱 하늘채 25평형과 6대 1의 경쟁을 기록한 신천자이 25평형도 '소액 프리미엄'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9일 마감한 청약에서 일부 타입이 최고 100대1 넘는 경쟁률을 보인 달서구 감삼동 '브리티시 용산' 단지는 계약이 남아았지만 전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분양권 거래가 많을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분양 단지 모델하우스 주변에는 모처럼 명함을 든 '떡방'(중개업소)들이 모여들고 있다.
◆제한된 분양권 시장
분양권 시장에서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지만 분양만 받으면 몇천만원의 프리미임이 붙던 예전과는 수준이 다르다.
분양가격이 낮거나 상대적으로 입지가 양호한 단지 소형 아파트에 소액 위주로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는 것.
부동산 관계자들은 "200만~300만원 정도에서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는 아파트도 많고 1천만원을 넘기는 사례는 거의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는 분양권 시장이 투자 수요는 거의 사라지고 실수요 위주로 재편된 때문이다.
분양대행사 리코 C&D 전형길 대표는 "분양권 매수자 대부분이 입주를 고려하고 있는 이들이며 몇백만원을 더주고 상대적으로 좋은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것"이라며 "투자자 위주의 분양권 시장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제한적 프리미엄' 시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전용면적 60㎡(20평형)~85㎡(30평형) 규모의 소형 아파트는 수요에 비해 신규 입주 물량이 적어 프리미엄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지만 1만 가구에 이르는 중대형은 아직도 할인판매 시장이 존속되고 있는 탓이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100%가 넘은 주택 보급률이나 인구 추세 등을 볼때 예전 같은 분양권 시장이 되살아나기는 힘들 것"이라며 "최근 프리미엄이 형성된 단지는 분양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입지 경쟁력을 갖춘 곳들"이라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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