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을 찾아서] 26.독자가 보낸 사연<12> 만병통치약, 웃음

행복은
행복은 '바람'이다 김광석의 노래 중에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란 곡이 있다.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지만, 항상 우리 곁에 있는 바람. 후텁지근한 어느 날, 열린 창문 틈새로 들어오는 한 줄기 바람은 선풍기가 내뿜는 바람과는 다른 맛이 있다. 특히 이마에 맺힌 땀방울 바로 옆을 지나가는 바람이란 녀석은 머릿속까지 시원하게 훑고 지난다. 하루 종일 콘크리트 건물 속에 갇혀 있는 나 같은 직장인에게, 바람 맞는 그 짧은 시간의 여유도 행복이다. 옥상이나 바람 길목에 서서 두 팔 벌려 온몸으로 바람을 맛보자. 글/일러스트=고민석 komindol@msnet.co.kr
'저 길 끝엔 무엇이 있을까?' 어린 시절 어느 낯선 곳에 닿았을 때, 거기로부터 난 길을 따라 어디론가 가야할 때 우리는 곧잘 이런 물음을 합니다. 산모퉁이 길이면 그 끝이 보이지 않아 더욱 궁금하고, 쭉 바로 난 길도 그 끝이 가물거려 호기심은 채워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랜 경험으로 우린 알고 있습니다. 그 길의 끝엔 다시 길이 있다는 것을. 이 길이 끝나면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까? 아닙니다. 여전히 길이 있습니다. 그럼, 행복은 어디에 있지? 지금 당신이 서 있는 곳, 조금 전까지만 해도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궁금해했던 바로 그 곳, 거기에 당신이 서 있습니다. 우리는 늘 새벽길을 떠나고, 그 길이 바로 행복입니다. 사진=이종용(제24회 매일전국어린이사진공모전 동상) 글=김수용기자

웃고 살기가 힘든 세상입니다. 남을 이겨야 살아남는 세상입니다. 텔레비전조차 온통 경쟁을 부추기는 프로그램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잘 해봐야 피식 웃거나 남에게 코웃음치는 게 고작일만큼 웃음은 쉽지 않습니다.

웃을 일이 있어야 웃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먼저 웃어서 웃을 일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도 있잖습니까. 침 뱉으려고 달려들던 사람도 넉넉한 웃음으로 받아주면 마냥 화만 내지는 못할 겁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건강해지려고, 행복해지려고 갖은 애를 다 쓰면서 한 번쯤 웃어보는 일이 뭐 그리 힘들겠습니까. 억지로라도 웃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매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 되고, 결국 좋은 성과를 거둬서 정말 웃게 될 겁니다.

오늘 글을 준 남병웅 웰빙생활건강연구소장은 자신도 외환위기 때 강제 퇴출된 은행원 출신으로서 앞날에 대한 불안 등 극심한 실직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마음 공부와 함께 웃음을 통한 긍정적 마인드로 스스로를 추스리고 현재 웃음치료사, 건강전도사, 행복전도사로 전국을 누비며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대구시민을 위한 무료 웃음교실 동아리를 구성해 매주 봉사하고 있습니다.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는 남병웅 소장의 웃음과 함께하는 행복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웃음과 행복

미국의 저명한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우리는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고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했다. 프랑스의 소설가 스탕달도 "웃음은 행복의 보증수표다"라고 했다. 물론 행복한 사람은 행복하지 않은 사람보다 더 잘 웃을 것이다. 그러나 행복해서 웃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지금 행복하지 않더라도 웃으면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행복의 조건이 여러 가지일 수도 있는데 과연 웃음으로도 행복해질수 있을까? 웃을 일 없더라도, 영 웃을 기분이 아니라도 일단 한 번 웃게 되면 우리 뇌는 엔도르핀, 도파민, 세로토닌, 엔케팔린 등의 유익한 호르몬을 분비한다. 기분도 좋아지고, 코티졸과 같은 스트레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어 건강도 좋아지며, 자신감도 생기고 인상도 좋아진다.

외환위기 때문에 천직으로 알고 근무하던 은행이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닫게 된,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 내게 현실로 닥쳤다. 청천벽력 같은 실직의 충격과 앞날에 대한 근심 걱정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서, 밤잠을 설치면서, 입맛도 떨어지고, 위장도 나빠져 소화불량과 변비가 자주 생기는 등 그야말로 생병이 나기 시작했다. 자녀들 공부도 시켜야 되는데 앞으로 뭘하고 살아가야 될지 막막하여, 그때부터 불행이 시작되는것 같았다. 재취업도 어렵고 창업도 녹록지 않았던 현실.

그러나 가장으로서 가족들에게 만큼은 약한 모습으로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생각에 늘 자신감 있는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취업도 하지 못하고 수입도 없다보니 그동안 가정주부 역할만 하던 아내가 생계를 위해 머리를 싸매고 공부해서 다시 직장에 나갔다. 가족들은 시간적으로 생활에 여유가 없다보니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갔다. 그렇지만 흔히 하는 이야기로 '몸이 성해야 뭐라도 해먹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우선 건강부터 챙겨야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만병의 근원이 되는 스트레스부터 없애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기(氣) 수련과 함께 건강공부와 마음공부를 시작했다. 건강과 웃음, 유머관련 책을 닥치는 대로 구해 보고, 신문과 잡지를 스크랩하고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웃음치료 강좌에 열심히 참가해서 신나게 웃고 즐겼다. 처음에는 마음을 다스리려고 공부했지만 어느 정도 지나니 웃음과 건강 분야 공부가 재미가 있었다.

즐기다보니 자신감을 얻고 전문가로 활동하게 됐다. 아내와도 집안에 있을 때나 대화 시에 가급적 유머를 많이 쓰며 함께 웃는다. 스트레스는 사라지면서 건강하게 기죽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필자가 직장생활을 하다가 실직한 것을 아는 지인들은 늘 웃고 씩씩하게 다니는 모습을 보고 너무 신기하다며 연구 대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남병웅(웰빙생활건강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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