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발 검찰 간부 줄사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수정 의결된 것에 반발해 검찰 간부들의 항의성 '줄 사표'가 잇따르고 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30일 대검 참모진에게 "지금 거취 표명을 하지 않으면 현장의 움직임도 있고 해서 조직의 위상에 타격이 올 수 있다. 거취는 이미 정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검찰 수뇌부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29일 대구지검에 따르면 최득신(45'사법연수원 25기) 공판부장이 이날 사의 표명을 했다.
최 공판부장은 이날 검찰 내부전산망인 '이프로스(e-pros)'에 "수사지휘권 없는 검사는 검사가 아니다. 검찰의 신뢰 회복, 검찰의 주장이 더 이상 집단이기주의나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는 결연함을 보이기 위해서는 특단의 방안이 필요하다. 조직을 못 지켜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 공판부장은 이날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최 공판부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창원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대구지검 안동지청, 서울서부지검 검사, 대검 연구관을 지낸 뒤 지난해 7월 대구지검 공판부장에 임명됐다.
전국적으로도 검'경 수사권 조정 갈등과 관련해 검찰간부들의 사의 표명이 줄을 이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홍만표(52'사법연수원 17기)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검사장)과 김홍일 중앙수사부장(55'15기), 신종대 공안부장(51'14기), 조영곤 강력부장(53'16기), 정병두 공판송무부장(50'16기) 등 5명이 사표를 던졌다.
대검 검사장급 부장 5명 전원이 사표를 낸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 수사권 조정 업무를 맡아왔던 구본선(43'23기) 정책기획과장, 김호철(44'20기) 형사정책단장, 형사정책단 소속 연구관(부장검사) 1명 등 중간간부의 동조 사의 표명도 뒤따랐다. 하지만 박용석 대검차장이 이들이 낸 사표를 일단 보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홍만표 기획조정부장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출근,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뒤 검찰 내부게시판에 "이제 떠나야 할 때가 됐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남기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건강 문제를 사의 이유로 들었으나, 글 말미에 "정치권과는 냉정한, 경찰과는 따뜻한 관계를 유지해 달라"는 말을 남겨 수사권 조정과 관련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검찰 조직도 이날 하루종일 술렁였다. 대구지검을 비롯해 인천지검, 의정부지검 등 전국의 평검사들은 29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국회 법사위가 마련한 절충안을 강력히 비판하는 한편, 국회의 일방통행에 단호히 대응할 것을 대검에 주문했다.
한편 국회는 3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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