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이상이 없던 아이가 갑자기 고열이 났을 때 천연 항생제 역할을 하는 약재 중 하나가 약모밀이다.
약모밀은 5~30㎝ 크기의 일년생 초본으로, 잎모양은 고구마 잎을 닮았으며 줄기는 붉다. 달걀 또는 심장 모양의 잎이 어긋나게 붙고 줄기 윗부분에 꽃 이삭이 돋아난다. 초여름 줄기 끝에서 작은 노란 꽃들이 모인 꽃이삭 밑에 4개의 흰 꽃잎이 열십자 모양으로 핀다. 우리나라 중부와 남부지방의 낮은 산, 들, 길섶의 습하고 그늘진 곳에서 자란다.
잎과 줄기에서 고기 비린내를 닮은 냄새가 난다고 해서 어성초(魚腥草)라고 불린다. 큰 나무 아래 그늘에서 잘 자라므로 뒤뜰이나 텃밭이 있다면 몇 뿌리를 가꾸어 기르면 번식력이 강해 주위에 개체수가 급격히 불어난다.
어성초는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탄 투하로 초토화된 이듬해 쑥과 더불어 처음으로 돋아날 정도로 공해를 이겨내는 강인한 풀이다.
일본에서는 어성초를 '도쿠다미'(毒橋'독을 교정한다는 뜻)라고 부르는데 이는 어성초의 해독작용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환경오염과 일상생활 속의 각종 공해로 인한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어성초의 연한 잎과 줄기는 데쳐서 우려낸 것을 무치거나 기름에 볶아 먹는다. 날것을 튀기면 비린내가 사라지고 맛도 좋다. 최근에는 피부 및 미용에 좋은 성분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피부질환이나 비누 재료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어성초는 1천500년 전 중국 양대(梁代)의 명의별록(名醫別錄)에 최초로 기재된 약초로, 줄기와 잎을 비비면 물고기 비린내가 나서 붙여진 이름으로 약모밀, 십자풀, 폐형초 등으로 불린다.
어성초는 삼백초과에 속하는 일년생 초본인 약모밀의 지상부로, 여름철에 줄기와 잎이 무성하고 꽃봉오리가 많은 개화기 때 채취하여 말려서 약재로 사용한다.
한의학적으로 어성초의 성질은 약간 차고 맛은 맵다. 매운맛은 기운을 확산시키고 통하게 하며 찬 성질은 열을 내려주는 효능이 있다. 그래서 어성초는 열로 인한 독을 해독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종기와 농을 삭히고 배출시켜 주는 데 사용한다. 특히 몸 내부에 생긴 염증이나 종양 등에도 사용된다. 이 외에도 폐의 열독을 풀어주고 폐에 생긴 염증으로 인한 발열'객담'각혈 등의 증상에도 쓴다. 최근에는 임상적으로 기관지염이나 소아폐렴 등과 장염으로 인한 설사 및 요도감염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외용제로 가벼운 화상, 벌레 물린 데에도 생즙을 바르면 효과적이다.
어성초의 성분은 플라보노이드, 쿠에르세틴, 쿠에르시트린, 이소쿠에르시트린, 정유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유에는 데카노일아세트알데히드, 미르센, 캐프릭드, 쿠에르치톨, 로우릭알데히드 등을 포함하고 있다. 어성초의 비린 냄새는 데카노일아세트알데히드와 로우릭알데히드에 의한 것이다.
그 중 쿠에르시트린은 이뇨작용과 강심작용이 있으며, 대장균'티푸스균'파라티푸스균'적리균'임균'포도상구균'사상균 등에 대한 항균작용과 모세혈관 강화작용이 있다. 이소쿠에르시트린 역시 모세 혈관 강화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린내 나는 성분인 데카노일아세트알데히드는 어성초를 천연 항생제의 역할을 하게 한다. 비병원성 곰팡이는 물론 백선균, 무좀균 등에 대한 항균작용이 있으며 황색포도상구균, 임균 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약리학적으로 어성초의 추출물은 강한 항균, 항바이러스 작용과 피부 진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어성초의 추출물을 쥐에 투입한 결과 염증작용을 억제하고 조직을 재생시킨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면역기능을 증강시키는 백혈구의 증식에도 도움을 줘 감염성 질병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소염, 해독 작용 및 혈관을 확장해주므로 염증을 없애고 소변을 원활하게 배출시키며 호흡기나 내장 등의 각종 염증성 질환에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도 어성초의 정유는 천식과 기침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고 항암작용과 진정, 진통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어성초의 추출물은 동물실험에서 혈압을 약간 낮추며 자궁 수축작용과 장관운동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어성초는 성질이 차서 속이 냉하거나 몸이 허약한 노약자나 소아의 경우에는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클릭
◆단순성 포진'여드름
건조시킨 어성초 15~20g을 물 2ℓ에 넣고 끓인다. 3분의 1 정도로 달인 뒤 하루에 조금씩 나눠 마신다. 생즙을 내 환부에 매일 바르면 효과적이다.
◆변비
건조된 어성초 25g 정도를 달여서 수시로 마시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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