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붙잡아라! 패션스쿨 분교…섬유산업 인력양성 위해

90년대말부터 유치 시도…佛·美 로얄티 요구 실패, 장기적으로 필요

대구시가 분교를 유치하려 시도한 이탈리아
대구시가 분교를 유치하려 시도한 이탈리아 '도무스 아카데미'.

대구시가 세계적 명성의 해외 패션스쿨 분교 유치에 재도전한다.

지역 섬유산업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시점에서 고부가가치 패션 산업을 선도할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시는 1990년대 말부터 해외 패션스쿨 분교 유치를 시도했지만 계속 실패해 왔던 터라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왜 패션스쿨 유치인가

김범일 시장은 지난달 간부 회의에서 해외 유명 패션디자인스쿨의 대구 분원 유치를 주문했다. 제직'염색 중심의 대구 섬유산업이 고부가가치 체제로 전환하려면 패션산업과 결합해야 하고, 국제적 수준의 패션스쿨 분원 유치를 통해 전문 인력부터 양성해야 한다는 것.

패션스쿨 유치는 지역 섬유 산업이 부활하는 시점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대구경북 섬유 수출은 2000년 29억7천500만달러에서 매년 하락해 2006년 22억달러로 하락세였다. 하지만 2, 3년 사이 경쟁 상대였던 중국산 섬유 가격 상승 등으로 지역 섬유업계가 살아나면서 지난해 28억5천만달러를 수출해 2000년 수준까지 회복했으며, 올해 수출액은 30억8천만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지역 섬유업계는 다시 살아나고 있는 섬유 산업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면 고부가가치의 패션 분야를 접목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평화산업이 아웃도어 브랜드 '발렌키'를 론칭하며 패션 디자이너를 추가하고, 경영텍스가 완성 의류 제작을 시작하는 등 패션 분야에 진출하는 지역 섬유업체 역시 하나둘 증가하고 있다.

섬유패션 전문가들은 "패션스쿨 분교 유치가 성사되면 지역 패션산업의 질적 향상과 패션 벤처기업 탄생 등 부가효과가 크다"며 "섬유도시인 대구에 패션도시 이미지를 접목시켜 미래 먹을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패션스쿨 유치, 이번에는 성공할까

하지만 패션스쿨 유치 성공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현재 국내 섬유패션스쿨은 서울 프랑스 파리 분교인 ESMOD Seoul, 미국 파슨즈 패션스쿨과 제휴한 SADI, 코오롱에서 설립한 FIK 등 단 3개에 불과하다.

대구시 경우 1998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해외 패션스쿨 유치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1998년에는 이탈리아의 세꼴리 분교를 세우려 했지만 학교 측에서 로열티로 30억원을 요구하면서 당시 재정적으로 어려웠던 대구시가 포기했다. 이후 2006년 이탈리아의 '도무스 아카데미'분교 유치를 재시도했지만 패션 전문 교수와 적절한 장소를 찾지 못해 실패의 쓴맛을 봤다. 대구시 관계자는 "당시 학교 측에서 해외에 분교를 낸 적이 없다는 전례를 들며 대구시의 요청을 거절했다"며 "또 정부로부터 유치 비용으로 10억원의 예산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해 유치를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도무스 아카데미는 1982년 밀라노에서 설립된 국제 디자인대학원으로 스테파노 지오바노띠, 아드레아 브란치 등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을 교수진으로 둔 건축, 패션, 제품 디자이너 육성 교육기관으로 유럽에서 가장 진보적인 예술학교로 선정된 바 있다.

현재 패션스쿨 분교 유치에 대해 대구시 측은 "이시아폴리스 유치 목표로 다양한 자료를 수집 중이다"며 "2번의 실패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유치에 성공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접근 중이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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