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 한잔] 개원 20주년 치질수술 6만례 달성 구자일 구병원장

"쾌변은 여섯 번째 福…재발없는 수술위해 24시간 최선"

"토종기업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집니다. 그런 중에도 지역민들의 꾸준한 사랑과 관심으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구병원 개원 20주년, 대장항문(치질) 수술 6만 례를 달성한 것은 모두 그런 도움 덕분입니다."

1991년 6월 외과의원으로 문을 연 뒤 1998년부터 지역에서 처음으로 대장·항문 전문병원을 표방한 구병원의 구자일(52) 병원장. 치질 수술만 6만 례를 이룬 것은 전국적으로 서너 손가락 안에 꼽히는 실적이다. 치질 수술만 놓고 볼 때 5위권 병원 중 구병원을 제외한 4개 병원이 모두 수도권에 있다. 구 병원장의 항문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흔히 오복(五福)을 말합니다만 쾌변은 여섯 번째 복에 해당할 만큼 건강과 직결돼 있습니다. 항문과 괄약근은 생각보다 훨씬 섬세하고 예민한 기관입니다. 간단한 치질수술이라고 말하지만 환자는 100가지가 넘는 다양한 증상을 호소합니다. 사람 얼굴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고 그만큼 맞춤수술이 필요하죠."

6만 례에 이르는 동안 불만을 갖는 환자도 있게 마련. 하지만 구 병원장은 그런 목소리도 늘 귀담아듣는다. 평생 재발이 없는 수술을 약속하고, 환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지금도 구 병원장은 외과의사 11명 중에 가장 수술을 많이 한다. 한 달 평균 70~100건. 후배 의사들에게 넘겨도 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나를 찾아온 환자를 외면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장암, 직장암 수술도 매년 130여 건씩 해낸다. "매년 1만2천여 명이 우리 병원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받습니다. 그 중에 대장내시경을 통해 용종이 확인된 경우만 38%가량 됩니다. 용종은 가만두면 4, 5년 만에 암으로 바뀝니다. 이런 용종제거술까지 포함한다면 연간 수천 건의 암 예방 수술이 이뤄지는 셈입니다."

구병원은 지난해 4월엔 유방갑상선센터를 열었다. 갑상선암 수술만 1년 동안 120건을 해냈다. 구 병원장은 현재 11명인 외과의사를 2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금도 24시간 응급체계를 운영 중이지만 인력을 보강해서 '배 아프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병원'으로 만들 생각이다. 이미 구병원은 담낭염, 맹장염, 탈장, 복막염 수술 등 악성 종양을 제외한 거의 모든 수술을 한다.

"치료에서 예방으로, 즉 종합검진을 대폭 강화할 계획입니다. 지역 최대 규모, 최고 시설을 갖춘 건강증진센터를 만들어서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종합검진 환자를 소화할 것입니다." 현재 구병원은 지역 50여 개 기관·단체와 의료협약을 맺고 있다. 검진환자들이 늘면서 대기기간이 한 달 이상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시설을 대폭 늘린다는 것.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이 없느냐는 물음에 구 병원장은 역시 대장'항문 이야기를 했다. "여성은 유방암, 남성은 대장암 환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대장암은 주기적 검사로 용종만 제거하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40대 이상이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가서 꼭 대장 내시경 검진을 받으세요. 가족력이 있거나 혈변이 보인다면 30대 이상도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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