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승원(22) 씨는 가정 형편 때문에 중학교만 마쳤다. 돈을 벌겠다던 그는 2년 만에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고입'대입 검정고시를 거쳐 2009년 서울시립대 경제학부에 입학했다. 첫 학기 등록금을 은행 대출로 메운 그는 1학기를 마치고 군대에 갔다. 지난 5월 중순, 전역을 해 복학을 앞두고 있었지만 등록금을 벌어야 했다. 전역 다음날부터 이마트의 터보 냉동기 점검 작업 일을 나갔다. 야간작업이 많아 월급이 150만 원이나 됐다. 3개월만 고생하면 2학기 등록금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터였다.
지난 2일 새벽, 그는 어머니와 여동생이 사는 반지하 단칸방으로 퇴근 대신 시신으로 돌아왔다. 작업 중 유독가스를 많이 마셔 3명의 동료와 함께 숨졌다. 짧고, 고단한 삶이었다.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는 몇 년째 떨어져 있다. 어머니가 이런저런 일로 버는 100만 원이 세 식구의 생활비였다. 자신처럼 여동생도 고교 진학을 못하고 독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입버릇처럼 '5년 내에 어머니를 호강시켜 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엮인 가난의 굴레는 너무 억셌다.
그는 중학교 졸업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일찍이 알았을 것이다. 대학만 졸업하면, 괜찮은 직장을 얻어 어머니를 호강시키고, 여동생 공부도 넉넉하게 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늘 희망을 품고 새벽마다 지하실 작업장으로 내려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비싼 등록금을 벌기 위한 대가를 목숨으로 치렀다.
이러한 현실에서 발버둥치는 대학생은 비단 황 씨뿐만 아니다. 전국 대학생 2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53.9%가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19.3%는 등록금 문제로 휴학했다고 답했다. 또 국민의 92.3%가 현재 대학 등록금이 비싸다고 답한 여론조사도 있다.
그런데도 등록금을 내리기 위한 발걸음은 더디다. 정치권은 당리당략 계산에 한창이고, 정부는 예산 타령이다. 그 사이, 또 다른 황 씨는 높은 등록금의 벽 앞에서 절망한다. 절망 속에서는 꿈을 키우기가 어렵다. 절망의 악순환 속에서 출발도 못 하고 스러지는 젊은이 문제는 정부와 사회 책임이다. 등록금 인하가 하루라도 빨리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정지화 논설위원 akfmcp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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