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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에서] 박병춘 작 '노란 코끼리가 있는 낯선 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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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회화 '비틀기' 통해 무한 상상 자극

80×58㎝,한지에 먹, 아크릴, 2011년 작.
80×58㎝,한지에 먹, 아크릴, 2011년 작.

평론가 듀나(Djuna)가 풀어놓는 남극 이야기는 재미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남극이 발견되기도 전에 남극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스인들의 논리는 단순했다. 지구는 둥글고, 커다란 유라시아 대륙이 북반구에 있는데, 지구가 뒤집히지 않으려면 남반구에 그 크기에 맞먹는 땅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발견되고 나서 이름이 붙고 그려지는 게 지도의 원리인데, 남극은 인식이 발견에 앞섰다.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코끼리 이야기는 좀 더 알려져 있다. '한비자-해로' 편을 보면, 고대 중국 사람들은 살아있는 코끼리를 보지 못하고 코끼리뼈를 통해 살아있는 모습을 생각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미지(像)에 코끼리 상(象)자가 붙어서, 코끼리를 마음으로 생각한다는 '상상'(想像)이란 단어가 생겨났다. 코끼리는 해태나 용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서의 상상동물이었다.

이처럼 우리의 상상력은 엉뚱한 것 같으면서도 논리를 갖추고 있다. 고대를 살았던 그리스인들이나 중국인들처럼, 동양화가 박병춘의 산수화에도 사실적인 묘사와 재미있는 상상이 어우러져 있다. 화가가 산과 들에서 직접 사생한 실경에 뜬금없는 코끼리가 한 마리 어슬렁거린다. 강원도 산골에 코끼리라니, 동물원에서 탈출한 코끼리도 아닐 것이고. 게다가 흑백의 수묵도 아니고 샛노랗게 자체 발광하는 코끼리는 튀어 보인다. 관객의 시선을 잡아끄는 이 코끼리는 우리를 상상의 세계로 이끄는 길잡이일 것이다. 느릿느릿한 그 걸음을 따라서 우리도 산수화 속 풍경에 빠져보자.

윤규홍, 갤러리분도 아트 디렉터

▶~16일 갤러리분도 053)426-5615.

최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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